원자력과 희토류, 고온 초전도체, 열전도체 등 차세대 산업에 활용될 신소재 개발은 기존의 실험적 방법으로 연구하기엔 한계가 있다. 비용이 많이 들고 위험한데다 많은 노동력과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심지훈 포스텍 첨단원자력공학부 교수는 신소재 개발 과정에서의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물질의 물성을 이론적인 방법론으로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는 연구 분야를 개척했다.
이론적 방법론은 빠른 시간에 많은 신소재의 물성을 예측할 수 있어 효율적인 신소재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심 교수의 주요 연구 성과는 플루토늄의 물리적 성질 규명과 고효율 열전소재 개발이다. 원자폭탄의 재료이자 핵에너지의 원료인 플루토늄은 온도나 압력에 따라 최고 25%까지 부피가 변하고 화학적 반응이 지나치게 빨라 물리적 및 화학적으로 다루기 매우 까다롭다.
심 교수는 동적 평균장 이론을 통해 플루토늄의 물리적 성질을 밝혀내고 합금과 다른 화합물 상태에서 물성의 변화를 제시했다. 또 이를 측정할 수 있는 실험의 해석이론을 제시해 플루토늄과 우라늄 등 원자력 소재를 안정적 상태로 만드는 방법을 규명했다.
그는 “원자력 소재와 같은 소재는 위험할 뿐만 아니라 물성을 알아내기 위해서는 시간과 비용, 노력이 엄청 투자가 되어야한다”며 “그렇다고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다”고 했다.
그의 연구는 첨단소재 물질을 이론적으로 설계하기 위한 방법론을 제시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새로운 물질을 만드는 설계도를 그리는 작업과 같은 의미다. 이론적인 설계뿐만 아니라 설계에 따라 실제 적용하는 연구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그는 이론적 방법을 통해 실제로 세계 최고 성능의 고효율 열전소재를 개발하기도 했다. 열에너지를 직접 전기에너지로 바꾸는 열전재료는 획기적 현상에도 불구하고 전환효율이 6~7% 수준으로 낮아 상용화가 불가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심 교수는 삼성전자종합기술원과 공동으로 전환 효율을 12%로 늘릴 수 있는 고효율 신소재인 인듐셀레나이드 물질을 개발했다. 개발 과정에서 정량적 계산을 통해 인듐셀레나이드의 열전특성을 이론적으로 규명했다. 그 후에는 실제로 세계 최고 성능의 열전소재를 합성하는데 성공했다.
심 교수는 “차세대 고효율 에너지, 새로운 효율의 반도체 소자 등 미래를 이끌어나갈 산업의 핵심은 신소재 개발에 달려 있다”며 “원자력 소재처럼 실험적으로 구현하기 힘든 물질을 이론적으로 연구할 수 있어 한계를 극복하고 원천기술을 확보할 수 있는 연구 분야”라고 말했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