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고 있으면 체온을 활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열전소자, 스마트폰 카메라로 수학 방정식을 비추면 문제를 풀어주는 앱, 센서를 장착해 음식 성분을 분석해주는 젓가락 등 10가지 기술이 세상을 바꿀 기술로 선정됐다.
유엔 산하 기구인 유네스코(UNESCO,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가 올해의 ‘넷엑스플로 어워드(Netexplo award)’ 수상작 10가지를 발표했다. 이번에 처음으로 우리나라 과학자가 개발한 기술이 포함됐다.
올해로 8회째인 넷엑스플로 어워드는 매년 세계 전문가의 의견을 모아 에너지, 환경, 교육 등의 분야에서 인류의 삶에 큰 영향을 줄 새로운 IT 10개를 선정해 시상한다. 시상식에는 기업가, 벤처 투자가, 언론인 등 1500명 이상이 참석하며 라이브 토크쇼가 동시에 진행된다.
올해 수상작은 세계 200여명의 전문가 그룹이 실시한 투표를 통해 선정했고 수상한 10개 팀 중 네티즌 온라인 투표로 그랑프리 수상자를 결정한다.
한국인 최초로 수상자가 된 조병진 KAIST 교수는 ‘웨어러블 발전 소자’를 개발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유리섬유 위에 열전소자를 구현한 것으로, 세계 최초로 착용 가능한 형태로 개발했다. 이 열전소자를 팔에 두를 수 있는 가로 세로 각 10㎝인 밴드로 제작하면 외부 기온이 영상 20도일 때(체온과 약 17도 차이가 나는 경우) 약 40㎽의 전력을 만들어 낸다. 이는 일반적인 반도체 칩을 구동할 수 있는 수준이다. 상의 전체에 해당하는 면적(50×100㎝)으로 제작하면 약 2W의 전력을 생산해 휴대폰 전원을 공급할 수도 있다.
지난해 4월 기술을 발표할 당시 미국 ABC와 영국 데일리 신문 등 100여개가 넘는 세계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 기술을 상용화하면 웨어러블 기기의 전원 공급원으로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자동차, 공장, 항공기 등 폐열이 발생하는 다양한 곳에 적용할 수 있어 에너지 문제를 해결하는 수단으로도 적합하다.
연구팀은 상용화를 위해 KAIST 교원 창업기업인 ‘테그웨이’를 창업했고, 대전 창조경제혁신센터 ‘드림 벤처 스타’ 기업으로 선정돼 지원받고 있다.
함께 선정된 기술 중에는 크로아티아 마이크로블링크가 개발한 스마트폰 수학선생님 ‘포토매스(PhotoMath)’ 앱이 있다. 수학문제를 스마트폰 카메라로 비추면 문제를 자동으로 인식해 풀이 과정과 해답을 알려준다. 더하기, 빼기 등 기본적인 계산은 물론 분수, 루트, 방정식도 풀 수 있다.
이스라엘 SCIO가 개발한 ‘포켓 분자 분석기’는 성인 남성의 엄지 손가락만한 크기의 작은 측정기지만, 물질의 화학적 성분과 칼로리 등을 측정해 물질 상태를 분석할 수 있다. 측정한 결과를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하는 방식이다. 의약품의 진품 여부 등을 확인하는데 활용할 수 있다. 이 분석기는 지난해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서 270만달러 이상을 모으는데 성공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다.
중국 최대 인터넷 업체 바이두가 개발한 ‘스마트 젓가락’도 선정됐다. 이 젓가락은 식용유의 산패도, 액체의 산도와 온도, 과일 100g당 열량 등을 측정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음식이 상했는지, 어떤 영양소가 있는지 등을 먹어보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측정결과는 젓가락과 무선으로 연결된 스마트폰 전용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 밖에 중고 스마트폰을 이용해 열대우림의 불법 벌목을 감시하는 장치, 폐 전자제품 부품만으로 만든 3D 프린터, 에볼라 확산 경로 파악 앱, 자전거 친화 도시 개발 앱, 이메일·SNS·홈페이지 등의 새 메시지만 모아 보여주는 서비스 ‘슬랙(Slack)’, 빅데이터를 이용해 개인 공부 방법을 보여주는 홈페이지 등이 선정됐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