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J사의 정 대표는 아이디어회의 때마다 머리가 아프다. 직원들이 좀처럼 입을 떼지 않아서 무조건 활발히 말하라고 독려했더니 너무 엉뚱한 말들만 쏟아내기 때문이다. 그 중에서 간신히 쓸 만한 아이디어를 추려내도 최종 결과물로 만들어지진 않는다. 생각지 못했던 문제들이 자꾸 뒤늦게 드러나서다. 아이디어 회의 때마다 중구난방, 아이디어를 뽑아봤자 무용지물, 도대체 왜 이럴까? 도대체 어떻게 해야 직원들 머릿속에 있는 아이디어를 잘 활용할 수 있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인 미디어기업 월트디즈니는 ‘피노키오’ ‘신데렐라’부터 최근의 ‘겨울왕국’까지 전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는 애니메이션 작품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그 창작의 원동력은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잘 뽑아내고 키워내는 3개의 방에서 나온다. 1호실, 2호실, 3호실로 불리는 각각의 방 안에선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나는 것일까?
1호실. 여기는 아이디어를 마구 발산하는 방이다. 이 방에 들어오면 직원들은 테이블에 둥글게 둘러 앉아 자유롭게 이야기를 나눈다. 브레인스토밍이나 마인드 맵 활동 등을 통해 머리에 떠오르는 것들을 그냥 뱉어내는 것이다. 이때 모두의 머릿속에는 ‘무엇을(What)’이라는 단어가 자리 잡힌다.
스스로에게, 혹은 동료 팀원들에게 ‘우리 뭘 해볼까?’ ‘무슨 주제에 도전해볼까?’ 등의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방에서만큼은 제아무리 황당한 소리를 해도 비판하는 사람이 없다. 오히려 그 황당한 소리에 더 황당한 의견을 덧붙이며 아이디어를 쌓아간다. 이게 과연 현실적으로 가능한 건지는 일단 제쳐두는 것이다.
이렇게 1호실에서 나온 아이디어를 갖고 직원들은 2호실로 향한다. 여기서 직원들은 ‘어떻게(How)’를 논의한다. ‘어떻게 각각의 요소를 합쳐볼까?’ ‘어떻게 구체화시켜 구현할까?’ 등의 질문이 오가는 것이다. 가령, ‘거짓말하지 말자’는 교훈적인 이야기를 만든다고 치자. 1호실에서는 이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데 필요한 수많은 아이디어가 나왔을 것이다. 그럼 2호실에서는 이 중에서 주제에 가장 맞는 아이디어들을 추려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거짓말 한 주인공에게 주는 벌로 ‘얼음으로 만들어 버리자’ ‘코나 눈이 커지게 하자’와 같은 아이디어를 이어보는 것이다. 여러 아이디어들을 섞어보기도 하고 순서를 뒤바꿔보기도 한다. 그리고 끝에 가서는 스토리보드에 사건들을 쭉 나열한 후 등장인물들까지 스케치한다.
그리고 나면 마지막 3호실로 향한다. 이곳은 쭉 일렬로 앉아 2호실에서 만들어진 이야기를 객관적으로 놓고 보는 방이다. 직원 모두가 철저히 비판적인 시각에서 검토하기 때문에 ‘심문실’이라고도 불린다. 여기서는 ‘왜(Why)?’라는 잣대를 들이대며 제3자의 시각에서 캐묻는다. 가령 ‘왜 에피소드 순서가 이렇게 배치됐지?’ ‘이 인물은 이야기에 왜 꼭 들어가야 하지?’와 같은 질문을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이해가 쉬운지, 처음에 세운 목표대로 이야기가 흘러가는지를 관객의 입장에서 판단할 수 있다. 이렇게 무엇을, 어떻게, 왜를 묻는 세 가지 방을 거쳐 디즈니의 명작들이 탄생한 것이다.
디즈니의 일류 애니메이터 올리 존스턴과 프랭크 토머스는 이 세 개의 방을 빗대 이렇게 이야기했다.
“디즈니는 사실 세 명이에요. 몽상가인 디즈니, 현실주의자인 디즈니, 그리고 파괴자인 디즈니가 있죠.” 그런데, 디즈니처럼 해보려면 반드시 방을 세 개나 만들어야 할까? 아니다. 중요한 건 아이디어 작업에도 단계를 만들고 각 단계에서의 목표를 명확히 하는 것이다. 처음부터 현실성이란 잣대를 대서 아이디어를 좌절시키지 않고, 여러 방향으로 다양한 아이디어를 꽃피우고 난 다음에 차근차근 함께 아이디어를 조직화시키는 것이다. 그럼 디즈니의 방과 똑같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의 회사에서도 직원들의 아이디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해서 고민 중인가. 그렇다면 디즈니의 아이디어 조직화 단계를 따라 해보자. 명작을 탄생시켜 전 세계를 감동시킨 디즈니처럼 당신의 회사도 세상을 깜짝 놀라게 할 혁신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정리=진동옥 IGM 글로벌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팀장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