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4>잡 스와프(Job Swap)

고인 물 같은 우리 조직, 잡 스왑으로 변화의 물꼬 트라

▲오늘의 고민

레스토랑 체인점 사업을 영위하는 A사 나 사장은 요즘 답답하기만 하다. 각 지점들이 소비자 취향을 한참 못 따라가는 것 같기 때문이다. 경쟁사 프랜차이즈와 비교해 별 다를 것 없는 고만고만한 메뉴에다 매장 분위기도 늘 비슷하고 변화가 눈에 안 띈다. 불경기에 외식이 준다고는 하지만 이렇게까지 고전할지는 생각지도 못했다. 이대로는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직원들을 모아놓고 “우리도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내서 매장 좀 바꿔보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직원들은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걸 귀찮아하고 고인 물처럼 변화가 없다. 정작 나 사장 본인조차도 무엇부터 변화시켜야 할지 감을 못 잡겠다. 이 난국을 어떻게 돌파해야 할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조직 내 변화의 물꼬를 터주는 방법으로 ‘잡 스와프(Job Swap)’가 있다. 잡 스와프는 말 그대로, 다른 사람과 직무나 위치를 바꿔보는 것이다. 미국 등 선진 기업의 리더들이 신선한 관점과 혁신적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시도하는 방식 중 하나다.

자리가 의식과 태도를 결정하듯이, 업무나 자리가 바뀌면 그 사람의 위치에서 생각하고 바뀐 생각을 해당업무에 대입시키려고 자연스럽게 노력하게 된다.

2012년 미국의 소프트웨어(SW) 업체 허브스폿의 창업자이자 CTO인 다메시 샤는 카약닷컴이라는 여행 예약업체의 CTO인 폴 잉글리시의 사무실로 출근했다. 그 시간 폴 잉글리시 역시 허브스폿으로 출근했다.

알고 보니 하루 동안 두 CTO가 서로의 회사에서 바꿔 일해보기로 한 것이다. 이것은 단순히 일회성으로 보여주기 한 ‘쇼’가 아니었냐고? 아니다.

두 CTO들은 다른 산업에서 일해보고, 서로의 직원들과 활발히 얘기를 나누며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들을 얻기 위해 잡 스와프를 실행에 옮긴 것이다. 다메시 샤는 이를 통해 카약닷컴의 ‘카우치 룰(Couch Rule)’이라는 제도를 자기 회사인 허브스폿에 도입하게 된다.

카약닷컴에선 회사 로비 의자에 누군가 앉아있다면, 설령 잘 모르는 직원이라도 다가가서 인사를 한 뒤 잠깐이라도 얘기를 나눠야 한다. 이는 직원 간 소통의 문을 여는 데 큰 도움이 되었는데 허브스폿이 이 제도를 도입한 후 같은 효과를 톡톡히 봤다.

새로운 시각을 얻기 위해 리더가 잡 스와프를 자처하고 나선 덕분이었을까? 허브스폿은 2013년에 매출을 50% 더 올리며(2013년 매출 약 7800만달러)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고 카약닷컴 역시 여행업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이렇게 회사를 바꿔 보는 것이 어렵다면 회사 내의 다른 부서, 다른 직급의 직원과 자리를 바꿔보는 것은 어떨까? 미국의 홍보회사인 페퍼컴(Peppercomm)의 CEO 스티브 코디는 자기 회사의 접수원이나 말단 회계담당자 등과 잡 스와프를 했다. 회의실을 청소하거나, 임원들의 점심을 준비하는 궂은 일까지 마다하지 않았다.

역시 겉에서 보는 것과 직접 해보는 건 확연히 달랐다. 스티브 코디는 직접 하급 직원들의 일을 하면서 그들의 업무를 이해하게 됐고, 제일 중요한 업무가 뭔지도 잘 알게 됐다. 덕분에 리더로서 앞으로 자신이 뭘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지, 또 어떤 걸 혁신하고 변화해야 하는지 몸소 느끼고 실천하게 됐다.

우리나라에도 방영된 리얼리티 프로그램 ‘언더커버 보스’가 주는 신선한 충격과 경험을 잡 스와프로 일선 경영에서도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의 회사도 고인 물 같이 정체되어 있는 분위기인가? 그렇다면 허브스폿과 페퍼컴의 리더처럼,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다른 자리에 앉아보자. 여기서 얻은 변화의 팁으로 조직 전체를 바꿀 수 있을 것이다. 변화는 아주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정리=윤희정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장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