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FC 결제 진용 갖춘 `KB-NHN`, 한국사이버결제-티모넷 합류

KB국민카드와 NHN엔터테인먼트가 NFC 기반 비접촉식 결제에 나선 데에는 핀테크로 불리는 간편결제 플랫폼을 미리 장악하겠다는 속내가 담겨 있다. 교통카드 등 극히 제한적으로 쓰이는 비접촉 결제를 온오프라인 가맹점과 연동해 소비자 결제 패턴을 장악하겠다는 취지다.

근거리 무선통신(NFC)기반 결제 시스템 도입 시도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11년 국내 카드사가 통신사와 함께 명동 지역에 NFC 기반 모바일카드 시범사업을 펼쳤지만 인프라 부족과 고객 외면으로 실패한 바 있다.

이미 해외는 비접촉식 간편결제 시스템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애플페이 등 내로라하는 플랫폼사는 온오프라인 결제 인프라에 NFC라는 기술을 접목했다.

NHN엔터테인먼트는 밴(VAN)과 PG(결제대행)업무를 지난해 인수한 한국사이버결제가 전담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분출자를 통해 티모넷도 이 사업에 하반기 합류하는 것으로 내부 논의가 진행 중이다.

그럴 경우 단말기 인프라는 NHN엔터테인먼트가, 가맹점 관리와 결제 프로세싱은 KB국민카드, 밴 등 정산 업무는 한국사이버결제, 신규 콘텐츠 확충 등을 티모넷이 전담해 ‘4자 간 NFC 진용’을 갖추게 된다.

주목할 점은 관련 인프라 자금을 카드사가 아닌 NHN엔터테인먼트가 댄다는 점이다. 오프라인 가맹점이 없는 NHN입장에서는 큰 모험인 셈이다. 하지만 인프라가 전국에 깔리고 소비자 이용이 시작되면 결국 NHN엔터테인먼트는 결제 플랫폼 사업자로 입지가 굳어진다. 이를 활용해 게임, 엔터테인먼트 등 토종 사업에 결제플랫폼을 결합시켜 막대한 부가 창출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세부 인프라 확충 계획에 대해서는 극비로 진행 중인 가운데 이르면 올 4월 이후 NFC 기반 결제 인프라가 가맹점에 도입될 전망이다.

카드사가 핀테크 사업으로 내세우고 있는 모바일 앱카드 연동도 강점이다. 이미 수백만 명이 사용 중인 앱카드를 NFC와 연동시켜 기존 카드 고객을 유입시키는 효과가 있다. KB국민카드뿐만 아니라 신한, 현대, 삼성 등 국내 카드사와의 협업체계 구축 가능성도 점쳐진다.

풀어야 할 과제도 있다. 오프라인 가맹점 경험이 없는 NHN엔터테인먼트가 얼마만큼 공격적으로 인프라 확충에 나설 것이냐가 관건이다. 과거 NFC명동사업처럼 일부 가맹점에 단말기를 도입하고 사후관리가 안될 경우 과거 예측 실패로 대규모 손실이 난 ‘제2 모네타’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핵심은 온라인 가맹점 확대와 오프라인 솔루션 보급, 최근 소비 형태로 나타난 020형태의 신규 서비스를 얼마만큼 융합시키느냐다. 한발 더 나아가 네이버에서 추진 중인 네이버페이와의 연계 가능성도 예상된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