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웨어(SW) 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던 중국의 모습이 최근 급변하고 있다. SW가 국가경제의 한축이 될 수 있다는 점이 강조되면서 SW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이 크게 달라졌다.
우리나라 SW기업이 중국과 협력해 시장을 확대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기술력 역전을 우려할 수 있는 상황이다. 중국시장 진출과 제품 경쟁력 확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하는 SW 업계에 경종을 울려야 할 시기라는 평가다.
업계에 따르면 과거 중국 SW 시장은 성장 잠재성은 컸지만 그만큼 위험한 시장이었다. SW 불법복제가 만연하고 불안한 대금 결제, 중국만의 독특한 ‘관계 문화(관시)’로 진입 장벽이 높다고 평가됐다. 중국시장에 진출한 한 SW기업 대표는 “10여년 전 중국시장에 진출할 당시 시장이 큰 반면에 불안함도 적지 않았다”며 “SW 값을 여러 차례에 나눠 받다 보니 마지막에는 수금이 안 되는 사례도 있었다”고 회고했다. 현금 대신 현물로 물건 값을 지불하는 사례도 있어 국내 SW기업이 인식하는 중국시장은 미성숙 그 자체였다.
그러나 최근 취IOE 바람과 함께 중국의 SW 국산화 전략이 핵심 정책으로 떠오르면서 SW 중요성을 재인식하기 시작했다. 부가가치가 높은 SW산업이 중국의 새로운 경제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는 평가는 우리나라 ‘SW 중심사회’와 일맥상통한다. 티맥스소프트뿐만 아니라 데이터베이스(DB) 컨설팅 기업인 엔코아, 모바일 원격제어 SW기업인 알서포트 등이 최근 중국 시장에서 다양한 성과를 내는 배경으로 작용했다.
알서포트 관계자는 “기존과 달리 중국기업들이 기술력에 큰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며 “오랜기간의 제품 성능 평가와 경영 안정성 등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중국시장에 발을 들여놓기 힘든 시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중국시장이 성숙단계에 진입하면서 지금까지 성과를 내지 못했던 SW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찾아왔다는 의견이 많다. 그러나 동시에 중국이 공격적으로 SW에 투자하면서 위기도 함께 다가온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SW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면 인력이나 자본적으로 열세에 있는 국산 SW산업을 위협할 수 있다”며 “중국시장에서 업무 협력이나 공동 사업을 추진할 때 생기는 기술 탈취와 지식재산권 침해 등 위험도 여전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권동준기자 djkw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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