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이 틈새시장을 넘어 주요 산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종전까지 디지털 사이니지는 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제한적으로 설치됐지만, 앞으로는 냉장고 등 가전에도 적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디스플레이뿐 아니라 RF부품·카메라모듈 등 고급 소재·부품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코카콜라·맥도널드 등 글로벌 식음료 업체들이 매장에 투명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디지털 사이니지 배치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조만간 국내 디스플레이 및 가전 업체와 공급계약을 겸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할 예정이다.
글로벌 식음료 업체들이 디지털 사이니지 기술에 관심을 가질 이유는 충분하다. 우선 매장에 설치된 냉장고 문에 투명 디스플레이 기술이 탑재된 디지털 사이니지를 활용하면 심미적 효과를 높일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정보·광고 등을 소비자에게 전달하면서 부가 수입까지 올릴 수 있다. 투명 디스플레이·모션인식 카메라 등 하드웨어 기술이 상용화 단계로 진화된 것도 디지털 사이니지 활성화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디지털 사이니지는 설치 장소에 따라 아웃도어와 인도어 방식으로 나뉜다. 노출 형태에 따라 단순 노출형(one way)과 참여형(interactive)으로 구분되기도 한다.
아웃도어 디지털 사이니지 사례로는 서울 스퀘어빌딩 외벽 4층부터 23층까지 가로 78m, 세로 99m 크기로 설치된 ‘미디어 파사드’가 대표적이다. 이곳에는 발광다이오드(LED) 전구 3만9336개가 쓰였다. 주로 건물 외벽이나 전광판에 설치된다. 중앙관제센터에서 PC로 제어한다.
인도어 디지털 사이니지는 대형 쇼핑몰 내벽이나 지하철, 버스 정류소 등에 설치된다. 터치스크린 기능을 제공해 정보제공자와 이용자 간의 적극적인 의사소통을 추구한다. 다음의 ‘디지털 뷰’가 대표적이다.
향후에는 인도어 방식, 참여형 디지털 사이니지가 상대적으로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고가 제품에는 스마트 미러, 투명 디스플레이 등 새로운 소재부품이 잇따라 적용될 가능성이 크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당장은 디스플레이 등 하드웨어 업체들이 직접적인 수혜를 볼 것”이라며 “다만 기술이 더욱 고도화되면 플랫폼·광고업체뿐 아니라 콘텐츠 제작·유통 회사들도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시장조사기업 마켓스탠드마케츠에 따르면 세계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11년 39억5000만달러에서 2016년 13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아시아 지역 수요가 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디지털 사이니지 시장은 2012년 2927억원에서 올해 1조1000억원으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
디지털사이니지
네트워크로 원격 제어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를 공공장소나 상업 공간에 설치해 정보·엔터테인먼트·광고 등을 제공하는 미디어를 말한다.
과거에는 단순히 디지털 정보를 보여주던 수준에서 그쳤지만, 최근에는 소프트웨어(SW)·하드웨어(HW)·콘텐츠·네트워크 기술 등이 융합돼 양방향 커뮤니케이션까지 가능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