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FDA, DNA 분석 서비스 허가... 바이오+IT 시장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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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전자 분석 스타트업 23앤미(23andMe)의 DNA 검사 및 정보 제공서비스를 허가했다.

최근 에이즈(HIV)·매독 검사도 스마트폰과 연동된 동글을 사용해 15분만에 단돈 34달러로 할 수 있는 신기술이 개발되는 등 바이오와 ICT 융합이 가속화하고 있다.

세계 모바일 헬스기기 시장 전망 <자료 : 시장조사기관 럭스연구소> 기타 IVD(체외진단) 심박 등 생체정보 스마트기기 이미징
세계 모바일 헬스기기 시장 전망 <자료 : 시장조사기관 럭스연구소> 기타 IVD(체외진단) 심박 등 생체정보 스마트기기 이미징

미국 FDA가 유전자 분석 스타트업 23앤미의 희귀 유전 질환 ‘블룸 증후군(Bloom Syndrome)’에 대한 DTC(Direct-To-Consumer) 유전자 검사를 승인했다고 23일 BBC 및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FDA가 민간 업체로 하여금 의료 전문가의 지도 없이 DNA검사를 하게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사 기기의 시판 전 FDA 사전 허가 과정도 면제됐다. FDA는 또 향후 23앤미를 포함한 민간 업체들의 DTC 유전자 검사에 대한 불필요한 규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FDA는 지난 2013년 23앤미의 유전자 검사 키트가 정부 허가를 받지 않은 의료기기고 건강진단내용이 의사 진단 없이 제공돼 신뢰성이 떨어진다며 서비스 중단 명령을 내린 바 있다.

이번 FDA의 23앤미 사업 승인은 미국 의료 시장에서 기존 의료 서비스와 ICT를 접목시킨 스타트업 업계에 초록불이 켜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23앤미는 구글 창업자 세르게이 브린의 아내 앤 워짓스키가 창업한 스타트업이다. 지난 2013년 기준 99달러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DNA를 검사해 발병률이나 약물에 대한 민감도, 유전적 특징 등 200여 종류에 달하는 분석 정보를 서비스했다. 서비스 중단 명령 당시 이용자가 50만명에 달할 정도로 호황이었다.

미국에서 서비스를 중단한 뒤 캐나다, 영국에 각각 진출해 해외로 발을 넓혔다. 영국에선 약 22만원가량에 서비스를 제공한다. 지난해에는 부모의 유전자 정보를 기반으로 자녀의 유전 정보를 예측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특허를 취득하기도 했다. 회사는 향후 다른 검사 영역의 허가도 FDA측에 요청할 계획이다.

알베르토 구티에레스 FDA 의료기기·진단보건센터(CDRH) 국장은 “이번 결정은 FDA가 궁극적으로는 소비자에게 이익을 가져다 줄 업계의 혁신을 지지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FDA는 지난해 헬스케어를 목적으로 한 소프트웨어(SW) 개발 규제를 대폭 완화한 데 이어 지난달 모바일 헬스케어 앱 규제 강화 2년만에 덱스콤(Dexcom)이 내놓은 의료기기 연동형 모바일 헬스케어 시스템 ‘덱스콤 셰어 시스템’을 처음으로 공식 승인하기도 했다. 이후 덱스콤은 이 시스템을 기반으로 애플 워치에서 혈당 수치를 보여주는 앱을 개발 중이다.

연이은 규제 완화와 함께 업계의 기술력도 나날이 진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이즈의 발병 원인인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매독 검사를 스마트폰 액세서리로 간단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을 미국 콜롬비아 대학을 포함한 국제 연구진이 발표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이어폰잭을 통해 연결, 기기에 혈액 몇 방울을 떨어뜨려 단 15분만에 검사 결과를 받아볼 수 있다. 기존 진단 검사 장치 가격이 1만8000달러(약 2000만원)정도지만 이 기기의 제작 단가는 34달러(약 3만7000원)에 불과하다.

시장 조사 업체 럭스연구소(Lux Research)는 디지털(모바일) 헬스케어 기기 시장이 지난 2013년 51억달러(약 5조6000억원)에서 8배 이상 커져 오는 2023년 418억달러(약 46조원)에 달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