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발 핀테크 스타트업 돌풍... 실리콘밸리 투자자들 “마음에 쏙 드네”

유럽 핀테크(FinTech) 스타트업들이 실리콘밸리 벤처투자 업계로부터 연이어 거액의 투자를 유치했다. 금융당국의 규제 등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럽 핀테크 산업의 미래가 밝다는 판단에서다.

영국 온라인 송금 스타트업 월드레미트(WorldRemit)가 실리콘밸리 VC업체 테크놀로지크로스오버벤처(TCV) 등으로부터 1억달러(1110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았다고 23일 비즈니스인사이더 및 주요 외신이 보도했다.

월드레미트는 지난 2010년 설립된 국제 송금 전문 스타트업으로, 모바일 지갑 서비스도 제공한다. 웨스턴유니온(Western Union)이나 머니그램(Moneygram) 같은 다른 서비스보다 수수료가 저렴해 월 평균 25만건의 송금이 이 업체를 통해 이뤄질 정도로 활황을 누리고 있다. 연 매출액도 지난해 2500만달러를 돌파, 전년(930만달러)보다 갑절 넘게 증가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로 송금 가능 국가를 50개국으로, 수금 가능 국가를 117개국으로 확장하고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통신 업체들과 모바일 지갑 서비스에 대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앞서 또다른 영국 온라인 소액 송금 스타트업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도 벤처 투자자 안드레센호로비츠(Andreessen Horowitz) 등으로부터 58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 회사의 가치는 10억달러(1조1094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회사는 이 투자로 뉴욕, 브라질, 필리핀, 캐나다 등으로 서비스를 확장한다.

트랜스퍼와이즈는 해외송금 수요자들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실제 해외 송금 없이 P2P(Peer-to-Peer) 형태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일반 은행 기준 송금 수수료의 10분의 1정도에 불과해 매달 전월대비 15~20% 성장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이 회사의 플랫폼을 통해 이뤄진 거래액만 30억달러(3조3315억원) 이상이다.

이처럼 거액의 투자가 이어지자 외신은 VC업계가 드디어 기존 금융업계의 약점과 핀테크 산업의 가능성을 파악, 유럽의 관련 스타트업들을 무기 삼는 모양새라고 분석했다. 금융 서비스 시장 주도권이 기존 전통적 업체들에서 핀테크 기반 업체들로 넘어가는 것을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업은 우버에게 밀리고 있는 운송 산업 등 다른 산업에 비해 페이팔·스퀘어를 제외하곤 거의 20여년간 기존 업체들의 오프라인 기반 서비스가 대다수를 차지해 IT와의 접목이 더뎠다.

인덱스벤처스(Index Ventures)의 공동 창업자 닐 라이머는 “기술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접목시킨 새로운 핀테크 스타트업들은 기존 은행보다 더 높은 가치를 갖는다”고 언급했다. 앞서 올해 초 안드레센호로비츠의 벤 호로비츠 또한 “우리는 기존 금융 업계로부터 조금의 혁신도 찾아볼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다.

해킹 및 가격 하락 논란을 겪은 비트코인 산업도 재조명받고 있다. 지난달 코인베이스는 유명 VC DFJ, 안드레센호로비츠와 뉴욕증권거래소로부터 7500만달러(833억원)정도를 투자 받았다.

김주연기자 pilla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