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아이디어, 회의실이 아닌 놀이터서 찾아라

기계 만지는 ‘일’을 ‘놀이’로 만들어 준 ‘다이슨’

▲오늘의 고민

D전자 직원들은 내년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다들 피땀 흘려 노력했다. 하루 24시간을 쪼개고 쪼개 업무에 매진하며, 누구 하나 한눈팔지 않고 치열하게 연구개발에 몰두했다. 그런데 결과는 영 만족스럽지 못하다. 아이디어가 많이 나오기는 했는데, “와!” 하고 감탄할 만한 창조적 아이디어는 없다. D전자 직원들의 문제는 대체 뭐였을까?

[리더의 고민 타파를 위한 아이디어]<5>아이디어, 회의실이 아닌 놀이터서 찾아라

▲오늘의 성공스토리

조직론의 세계 최고 권위자인 제임스 마치 교수는 말한다. 창조적 혁신은 절대 심각함이나 무거움, 치열한 경쟁에서 나오지 않는다고. 오히려 그것은 장난스러움(playfulness)에 기반을 둔 자유로운 상상력에서 나온다고 한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지그재그’의 작가이자 창조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키스 소여도 여기에 공감한다. 그는 ‘놀기’를 창의성을 키우는 중요한 단계로 보고, 정해진 틀 없이 오로지 재미로 뛰어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날개 없는 선풍기, 먼지봉투 없는 청소기를 만들어 애플을 잇는 창조 기업으로 거듭난 영국의 생활가전업체 다이슨(Dyson)은 이걸 진짜로 실천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직원들이 자신의 기술을 갖고 일만 하는 게 아니라, 놀 수도 있게 장(場)을 만들어 줬다. 대표적인 행사가 바로 매년 열리는 ‘챌린지 다이슨(Challenge Dyson)’. 늘 제품 개발에만 몰두해 있는 직원들에게 업무와는 상관 없는, 재미있고 신선한 도전거리를 던져준다. 지난 2012년 도전과제는 다이슨의 청소기 부품을 활용해 경주용 장난감 자동차를 만드는 것이었다. 직원들은 상상력을 한껏 발휘해 각양각색의 자동차를 만들어와 신나게 경주를 즐겼다. 2013년에는 비행체 만들기 미션을 던졌다. 재료나 모양에 상관없이 무조건 잘 날게만 만들면 끝! 대회 날, 직원들은 자신의 비행체를 조종해 장애물을 통과하는 경기를 벌였다. 누가 강제로 시킨 것도 아닌데 직원들은 매년 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이뿐 아니다. 다이슨은 매년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는데 여기서도 직원들에게 창조성과 기술력을 발휘해야 하는 재미난 미션을 던진다. 바로 파티를 빛낼 최고의 의상을 만들어 입고 오라는 것. 2013년에는 트랜스포머 같은 로봇의상을 만들어 입고 온 직원, 날아다니는 돼지가 된 직원 등이 파티장에 등장했다. 그 중 영광의 1위는 독수리 복장을 한 직원이 차지했다. 그는 이 의상을 만들기 위해 프로토타입을 3개나 만들었다고 한다. 그 결과 진짜 새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흉내 낸 멋진 기계 날개를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다이슨은 직원들이 재미있는 ‘놀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무엇인가를 ‘창조’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준다. 이런 문화는 다이슨의 업무방식에도 스며들었다. 이들은 제품 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선풍기를 만듭시다’는 식으로 아이템을 먼저 정하지 않는다고 한다. 대신 직원들이 이런저런 기계를 갖고 놀 수 있게 한다. 다이슨의 대표 제품인 날개 없는 선풍기도 사실 핸드 드라이어를 갖고 놀다가 그 원리를 깨닫고 흥미로워 하던 것이 발단이 돼 만들어졌다. 직원들에게 ‘놀이’를 선물한 다이슨, 그 성적은 어떨까? 이들은 2013년 매출 60억파운드, 순이익 8억파운드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세계적인 디자인 컨설팅 기업 IDEO는 아예 직원들이 언제든 찾아가 갖고 놀 수 있는, 일종의 장난감 상자를 만들어 뒀다. 바로 ‘테크박스(Tech box)’. 이 박스는 각양각색의 물건들을 모아둔 바퀴 달린 서랍이다. 이 안에는 처음 보는 이상한 물건이나 재료, 기발한 기계부품 같은 것들이 잔뜩 들어 있다. IDEO는 이걸 회사 곳곳에 놓아둔다. 그럼 지나가던 직원들, 혹은 아이디어가 안 떠올라 머리가 복잡한 직원들이 여길 찾는다. 그리곤 잠시 생각을 멈추고 아이들이 놀이터에서 놀듯 재료들을 갖고 논다. 이렇게 아무 생각 없이 테크박스 물건을 갖고 놀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영감을 떠올리기도 한다.

▲오늘의 아이디어

당신도 혹시 창조적인 신제품을 만들기 위해 직원들을 그저 열심히 일만 하게 시키고 있지 않은가. 심각하기만 해선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찾기 힘들다. 그러니 다이슨처럼 직원들이 일을 ‘놀이’로 즐길 수 있게 만들어 보자. 직원들의 머릿속에서 여러분이 그렇게 바라던 창조적인 아이디어가 샘솟을 것이다.

정리=김수진 IGM 글로벌비즈킷 콘텐츠제작본부 팀장

공동기획:전자신문·IGM창조비즈킷

etnews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