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산업 생태계 재편은 친환경차와 자율주행 시스템을 중심으로 한 기술 혁신과 자동차·IT 융합 가속화로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부상했다. 향후 10년 내에 이뤄질 자동차 기술 혁신이 지난 130여년간 기술 혁신 결과물보다 더 클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자칫 산업 생태계 재편 ‘골든타임’을 놓치면 미래 자동차 산업 패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이 크다. 산업계 자체 노력과 정부 핵심 기술 국산화 및 융합 촉진 전략이 합쳐져야 한다.
우선 기업 간 제휴와 산·학·연·관 협력의 활성화가 가장 시급하다. 우리나라 자동차 업체도 국내외 기업과 제휴를 추진하고 있지만 그 범위와 대상은 제한적이다. 각 분야에서 세계 정상급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지만 국내 자동차 및 ICT 업체 간 협력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문제다. 이에 비해 선진국 완성차 업체는 전자 및 ICT 업체와의 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아우디가 국경과 산업의 경계를 허무는 광범위한 기술 협력을 통해 자율주행 기술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자동차 및 전자 산업의 독과점적이고 수직통합적 구조가 산업 간 협력 장애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선진국 자동차 업체가 산학연은 물론이고 광범위한 기업 간 제휴를 통해 파괴적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개발 투자 확대를 통한 부품업체들의 혁신 역량 강화도 필요하다. 국내 부품업체 연구개발 투자는 2003년 1843억원에서 2012년 1조762억원으로 6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세계 수준에는 턱없이 못 미친다. 정부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그나마 지난해에는 전무했던 정부의 자동차 관련 신규 연구개발 과제가 올해부터 재개되는 것은 다행스럽다.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을 위한 부처 간 협력과 민간 기술포럼 구성 등도 의미 있는 행보다. 여기에 개방형 혁신을 통한 핵심 전장 부품 개발 및 친환경 고효율 소재 개발 등의 노력도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주영섭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향후 자동차 산업은 친환경, 스마트 및 융·복합 3대 혁신에 따라 생태계 경쟁도 다양하고 입체적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국내 산·학·연·관의 긴밀한 협력 체제와 대·중소기업 상생, ICT와 서비스를 망라하는 선단식 생태계 발전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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