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보기술(IT) 업체 IBM이 내다본 미래 생활상을 보면 우리 삶이 최첨단 기술과 얼마나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IBM은 “5년 안에 컴퓨터가 인간처럼 촉각, 시각, 청각, 미각, 후각 등 오감을 갖게 될 것”이라며 “스마트폰 스크린에 떠 있는 물체 질감을 손으로 느끼고, 인간이 듣지 못하는 미세한 소리를 감지해 천재지변을 빠르게 예측하며, 사람이 호흡할 때 날숨의 냄새를 통해 간, 콩팥, 폐 등의 질환을 미리 진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를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바로 첨단 센서 기술이다.
센서란 물리, 화학, 생체 등의 정보를 감지, 취득해 컴퓨터나 이용자가 읽을 수 있는 신호로 바꾸는 장치를 의미한다. 인간이 오감을 통해 주위 환경을 인지하고 파악하는 것처럼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기기는 센서를 통해 정보를 취득하고 분석한다. 센서를 전자기기의 감각기관이라고 부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센서는 기기가 더 스마트하고, 안전하고, 환경 친화적이면서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한다. 오늘날 거의 모든 곳에 센서가 사용된다. 자동차, 모바일 기기뿐 아니라 로봇, 환경, 국방·보안, 의료, 가전, 계측 등 다양한 분야에 적용되고 있다.
홈네트워킹에 적용된 사례를 보자. 시트록(sheetrock) 석고보드에 내장된 습도 센서는 석고보드 벽에 묻혀 있는 파이프가 훼손돼 물이 새면, 습도를 추적해 문제를 인식하고 주요 상수도를 단절시키도록 메시지를 컨트롤타워에 보낸다.
또 이 같은 정보가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업로드될 수 있으며 휴대폰으로 메시지가 전달된다. 잠재적으로 파손 수리와 관련된 수리비용을 수천달러까지 절약할 수 있으며 안전사고도 예방할 수 있다.
커피 제품 또는 미술작품의 인증을 위해 센서 기술을 활용할 수 있다. 실내 온도, 환기, 에어컨 등이 작동될 때 가스·화학적 물질 등을 탐지하기 위해서 사용할 수 있다. 중국에선 우유 품질을 모니터하기 위해 센서를 활용하고 있다.
점점 증가하는 스마트워치 등의 웨어러블 기기도 보건·건강 관련 애플리케이션으로 활용돼 바이오센서가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칩 제조업체들은 바이오센서 칩을 바탕으로 혈압·혈당 측정, 피부 온도 측정과 같은 신체 기능을 한층 정밀하게 측정할 수 있도록 적외선(IR) 조명, 및 자외선(UV)을 포함한 광학 기술도 연구 중이다.
다만 현실적 한계를 본다면 웨어러블 기기에 사용되고 있는 바이오센서의 정확도는 아직도 해결해야 할 숙제 중 하나다. 의료기기 정도의 정확성이 확보되려면 더 정밀한 알고리즘과 다양한 센서 데이터를 활용해 사용자의 상태를 예측할 수 있는 기술개발이 필수다. 이와 관련된 기술은 의료기술의 영역으로 관련분야의 융합적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보다 정책적이며 거시적인 투자가 필요하다.
아직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영역에서 센서 사용을 확대하기 위해 더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수반돼야 할 것이다. 센서 시장이 주는 기회는 무궁무진하며, 누구도 상상할 수 없을 만한 아이템이 센서를 통해 구현될 수 있다.
인간의 오감 역할을 담당할 센서 기술을 융합해 새로운 애플리케이션 모델이 탄생하면 지난 세대에서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시대가 펼쳐질 것이다.
다가올 사물인터넷 시대는 센서로 인해 기술과 서비스 영역이 확장되고, 시너지가 거의 무한대로 확대될 것이다.
이종덕 ams코리아 대표 JD.Lee@am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