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i3’는 모터와 배터리를 비롯한 파워트레인 부품과 경량화 소재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췄다. 이에 반해 우리나라 완성차 및 부품업체들의 전기차 기술 수준은 짧게는 6개월에서 길게는 1년 이상 뒤처진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와 부품업체들의 연구개발에도 속도가 붙고 있어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 특히 국내 대표 전기차인 기아차 ‘쏘울EV’는 공조시스템을 비롯한 열관리 및 부가 기능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근접했다는 평가다. 쏘울EV는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연말까지 총 414대가 판매돼 국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35%)를 기록했다.
쏘울EV는 전기 에너지를 사용하는 에어컨과 히터 작동시 주행 거리를 연장할 수 있는 새로운 공조시스템을 탑재했다. 국산 전기차 중 최초로 적용된 ‘전기차용 히트펌프 시스템’은 냉난방 효율을 높이고 공조시 열부하를 저감한다. 히트펌프 시스템은 냉방시에는 기존 에어컨 가동방식과 동일하게 냉매 순환 과정에서 주위의 열을 빼앗아 차가운 공기를 만든다. 또 난방시에는 냉방의 냉매 순환 경로를 변경해 기체 상태의 냉매가 액체로 변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을 차량 난방에 활용한다. 이 시스템은 냉매 순환시 발생하는 열과 함께 전장 부품 폐열까지 재활용함으로써 전력을 절약한다.
또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를 줄이기 위해 운전석만 부분적으로 냉난방할 수 있는 개별 공조, 공조장치 작동시 외부 공기 유입을 조절해 전력 소비를 줄이는 내외기 혼입제어, 차량 운동에너지 에너지로 사용할 수 있는 차세대 회생 제동 시스템 등도 적용됐다.
전기차 전용 차세대 텔레매틱스 서비스도 돋보인다. ‘유보 e서비스’는 주행가능 영역과 가까운 급속 및 완속 충전소 위치, 에너지 흐름 및 에너지 사용 현황을 표시한다. 또 스마트폰을 활용해 예약 충전 및 공조, 원격 차량 상태 조회 등도 가능하다. 이 외에 인터넷을 통해서도 실시간으로 다양한 정보 확인과 차량 환경 설정이 가능하다.
한범석 자동차부품연구원 본부장은 “전기차 시장에서 독일과 우리나라 업체 간의 브랜드와 기술 격차가 어느 정도 존재하지만 그 격차는 크지 않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며 “완성차와 부품업체들의 협업과 정부의 연구개발 지원을 통해 차세대 전기차 핵심 부품 기술 경쟁력을 높여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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