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정부 3년차 신임 내각 청문회 돌입…여야 공방 속 청문회 정국으로

박근혜 정부 3년차 내각에 새로 합류할 각료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9일부터 잇따라 열린다. 야권이 후보자 위장전입과 ‘시한부 장관’ 문제를 지적하는 등 철저한 검증을 예고해 여야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지난달 내정된 신임 각료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9일 유기준 해양수산부 장관, 유일호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를 대상으로 시작된다. 이어 10일과 11일엔 임종룡 금융위원장과 홍용표 통일부 장관 후보자 청문가 각각 열린다.

인사개편으로 집권 3년차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새누리당은 업무 능력과 정책 비전 검증에 초점을 맞출 방침이다. 이에 새정치민주연합은 후보자 재산 형성 과정이나 병역 등 후보자 도덕성을 정조준했다. 이번 청문회는 내년 4·29 국회의원 보궐선거라는 정치적 일정과 맞물리면서 여야간 신경전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김영우 새누리당 수석대변인은 8일 구두 논평에서 “인사청문회는 후보자가 정책적 비전과 능력을 갖췄는지 검증하는 자리”라면서 “확인되지도 않은 의혹을 갖고 정치적으로 후보자에 낙인을 찍으려는 시도는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박완주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장관급 후보자가 모두 위장전입을 한 게 드러나 박근혜 정부 인사시스템은 붕괴한 것으로 판명됐다”면서 “임기도 제한된 장관을 위해 청문회를 해야 하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현역 국회의원인 유기준, 유일호 후보자가 내년 4월 총선에 출마한다면 앞으로 장관직을 수행할 기간이 10개월가량 밖에 안 되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유기준 후보가 지난 이명박 정부에서 해양수산부 폐지를 포함한 정부조직법을 공동 발의했고, 변호사 겸직에 따른 억대 수익을 올린 것도 야당이 공격하는 부분이다. 유일호 후보자는 자신의 지역구에서 배우자가 ‘영어도서관문화운동’이라는 사단법인을 설립하고 영어도서관 민간위탁 사업을 따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홍용표 후보자에게는 교수 시절 뉴라이트 계열 기구 활동에 따른 이념 편향성 논란, 결혼과 동시에 부모로부터 돈을 받아 강남 아파트 전세를 얻고 증여세를 내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미 위장전입을 시인한 임종룡 후보자는 2013년 기획재정부 차관을 지내다 같은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가고, 또다시 금융당국 수장에 임명돼 업무의 이해상충과 ‘회전문 인사’라는 지적을 받았다.

이들 장관급 후보자와 함께 조용구 중앙선관위원, 이병호 국가정보원장 후보자 인사청문회도 연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지난달 이완구 국무총리 청문회가 마무리된 지 한달 만에 또다시 청문회 정국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