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IT 업체가 특허관리전문회사(NPE) 표적이 되고 있다. IT 업계 특허소송 양상이 업체 간 경쟁에서 ‘특허괴물’인 NPE와의 싸움으로 바뀌고 있다.
가장 많은 특허 분쟁을 겪고 있는 회사는 단연 애플이다. 애플이 주 소송 타깃이 되는 것은 IT 업계에서 가장 자금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애플 시가총액은 지난달 세계 최초로 7000억달러(약 770조원)를 넘었다. NPE가 보유한 비슷한 기술로 소송을 걸었을 때 많은 로열티를 받아낼 가능성이 크다.
또 자체 브랜드로만 판매하는 단일화 상품으로 시장 영향력이 가장 큰 IT 회사라는 것도 한몫 한다. 스마트폰은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하는 제품에 소송을 했을 때 진영에 속한 전체 업체를 상대해야 할 수 있다는 점이 작용한다.
이 때문에 애플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NPE에 약 5년간 200건 넘는 특허 소송을 당한 것으로 집계됐다. 경쟁사인 삼성전자 170건, LG전자 130건 수준보다 높다.
회사는 최근 스마트플래시가 제기한 특허 침해 소송에서 지난달 패소해 5억3290만달러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애플은 즉각 대응에 나섰다. 회사는 제품을 만들지도 않고 직원도 없는 스마트플래시가 특허제도를 부당하게 이용해 자사 기술에 로열티를 받으려 한다고 설명했다. 애플은 “이번 소송이 의미 있는 특허 시스템 개혁에 나서야 할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항소를 제기했다.
회사는 막대한 특허 기술로 로열티 요구를 확대하고 있는 에릭슨에도 소송을 당했다. 애플이 과거 체결한 고속 무선기술 사용계약이 만료됐지만 추가 협상 없이 계속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에릭슨은 삼성전자, 샤오미 등 스마트폰 제조사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샤오미는 이 소송으로 인도에서 스마트폰 판매를 중단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글로벌 IT 업체는 특허 괴물에 맞설 대응책 마련에 힘쓰고 있다. 애플은 안드로이드 진영과 분쟁을 멈추고 NPE 대응에 나섰다. 애플 주도로 마이크로소프트, 블랙베리, 소니 등이 결성한 록스타컨소시엄은 NPE에 맞서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글, SAP, SAS 등도 특허권 교차사용 연합을 결성했다.
글로벌 IT 기업 NPE 소송 건수
(기간: 2009년~2014년 6월)
(자료:서울국제경쟁포럼)
김창욱기자 monocl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