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이번에 ‘혁신 아이콘’이 되지 못했다. 애플워치가 베일을 벗었지만 경쟁 제품과 큰 차이가 없었다. 애플워치 독주가 아닌 스마트워치 시장 대혼전이 예상됐다.
애플은 9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 예바부에나 센터에서 애플워치와 맥북 신제품, 새로운 서비스를 발표했다.
애플은 이미 공개한 대로 애플워치 스포츠, 애플워치, 애플워치 에디션 세 종류를 제작했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각각 38㎜와 42㎜로 두 가지 색상과 다양한 손목 밴드를 선택할 수 있다.
가격은 애플워치 스포츠가 디스플레이 크기별로 각각 349달러(약 39만원)와 399달러(약 44만원)다. 애플워치 38㎜는 549달러(약 61만원)~1049달러(약 120만원), 애플워치 42㎜는 여기에 각각 50달러씩을 더하면 된다. 손목밴드 종류별로 가격이 달라진다.
18K 금을 사용한 애플워치 에디션은 한정판으로 판매되며 38㎜가 1만달러(약 1100만원)~1만7000달러(약 1900만원), 42㎜가 1만2000달러(약 1300만원)~1만5000달러(약 1700만원)로 책정됐다.
관심을 모았던 배터리 용량은 일반적인 사용일 때 18시간이다. 이날부터 다운로드가 시작된 iOS8.2에 등록된 앱으로 사용법을 제공받고 애플워치를 구매할 수 있다.
오는 4월 10일부터 예약판매와 애플 매장 프리뷰 행사를 진행한다. 실제 판매는 4월 24일부터다. 1차 출시국에는 호주, 캐나다, 영국, 미국, 프랑스, 독일, 홍콩, 일본, 중국 등이 포함됐으며 한국은 제외됐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애플워치를 소개하면서 “가장 개인적인 장비”라고 강조했다. 시계는 항상 차고 다니며 곁에 있는 제품으로 개인을 표현하는 물건이라고 설명했다. 개인 소비자의 서로 다른 취향을 위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음을 역설했다.
쿡 CEO는 “애플워치는 표준 시간에 50밀리초 단위로 동기화되기 때문에 정확한 시간으로 시계 본연의 기능에 충실하다”며 “하지만 더 놀라운 것은 사람과 연결, 소통하기 위한 뛰어난 도구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애플은 행사 내내 애플페이 등 애플워치의 다양한 스마트 기능과 통신 기능을 소개했다. 피트니스 기능을 소개하며 ‘놀라운 피트니스 트래커’라고 자평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이후 개발자들이 개발한 수천 개의 편리한 앱을 소개하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하지만 새로운 앱을 제외하고는 이미 공개된 기능이 대부분이다. 기대가 너무 커서인지 외신과 네티즌 반응은 냉랭했다. 최근 나온 다른 스마트워치와 비교해 별다른 차이점을 찾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오히려 적잖은 가격은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는 지적이다.
업계는 애플이 스마트워치 ‘고급화’라는 전략에는 성공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내다봤다. 전반적인 시장 가격 상승을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경쟁 제품과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서 4월 이후 스마트워치 시장은 앞을 분간하기 어려워졌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