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00달러짜리 애플워치...애플정신 저버렸다”

춘카무이 '세계를 변화시키려는 열망과 큰 거리감' 지적

“1만7천달러(1천885만원)짜리 애플골드버전 에디션은 과시적 소비를 하라고 부추기고 있다. 이는 예전의 애플 광고 ‘1984’나 ‘Think Different’(다르게 생각하라)에서 보여준 ‘더 나은 세상을 만들겠다’는 의지를 보인 애플정신에 위배된다.”

킬러앱의 저자로 유명한 춘카무이는 11일(현지시간) 포브스에 기고한 글에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애플이 애플워치 골드버전 에디션에서 보여주는 하이패션, 과시적소비자 대상의 니치마켓에서 탈피해 혁신을 주무기로 하는 애플정신으로 되돌아가라고 주문했다. 그의 기고를 소개한다.

기술혁신은 가능한 것, 이익을 내는 것에 의해서 움직여져서는 안된다. 이는 혁신가의 브랜드 정수(essence)에 의해서 이끌어져야 한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애플워치에는 이에 전혀 걸맞지 않는 그 무엇인가가 있다.

애플워치가 아이폰에 테더링해야 한다는 점이나 기대에 못미친 헬스케어처럼 기술적으로 결핍된 부분에 대해서 말하려는 게 아니다. 이미 다른 사람들이 언급했던 것처럼 사용자의 흥미를 돋굴 만한 사용사례가 없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도 아니다.

이런 문제들은 1세대 제품들에서 너무나도 흔히 발견됐기 때문이다. 인내심,재능, 그리고 돈을 가지고 기다린다면 애플은 이같은 문제를 해결한 제품을 내놓을 것이다.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애플워치의 문제점은 18캐럿 애플워치 에디션이다. 이것은 애플브랜드와 매우 상반되는 느낌이다. 여기서 ‘느낌(feeling)’이라는 단어는 질척질척하긴 하지만 핵심단어다.

한 회사가 가진 브랜드의 정수(essence)는 근본적으로 고객들이 그에 대해 어떻게 느끼느냐다. 매킨토시가 나온 이래 애플의 거의 모든 1세대 제품을 갖고 있는 어떤 사람이 있어 나는 애플에 강력한 느낌(감정)을 갖고 있다. 나는 애플 고유의 단순성을 살린 디자인과 사용상의 편의성을 높이 평가한다.

하지만 나는 이 브랜드에 대해 보다 깊은, 혼이 담긴(soulful) 관련성을 가지고 있다.

스티브 잡스는 혼이 담긴 느낌(soulfulness)을 다음과 같은 말로 가장 잘 묘사하고 있다.

“애플의 밑바탕에 있는 핵심가치는 열정을 가진 사람이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우리의 믿음이다.”(애플 내부미팅 자료)

1984년 애플이 매킨토시를 발표하면서 내놓은 혁명적인 동영상 광고 '1984'의 일부. 빅브라더 같은 IBM을 타파하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1984년 애플이 매킨토시를 발표하면서 내놓은 혁명적인 동영상 광고 '1984'의 일부. 빅브라더 같은 IBM을 타파하고 세상을 바꾸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스티브 잡스가 1987년 애플에 CEO로 복귀한 후 낸 ‘다르게 생각하라’며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모습을 소개하며 혁신을 강조한 동영상 광고의 한 장면.
스티브 잡스가 1987년 애플에 CEO로 복귀한 후 낸 ‘다르게 생각하라’며 세상을 바꾼 천재들의 모습을 소개하며 혁신을 강조한 동영상 광고의 한 장면.
애플 스마트워치 골드 에디션 광고의 일부.
애플 스마트워치 골드 에디션 광고의 일부.

애플의 세상을 바꾸려는 이 열정은 왜 초기의 애플워치 관련 소문이 애플의 브랜드 정수와 일치하는 것처럼 보인 이유를 설명해 준다. (초기 소문은 “애플이 헬스케어에 혁명을 가져옴으로써 스마트시계라는 새로운 분야의 촉매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었다.)

이 열정은 왜 1만7000달러짜리 애플워치같은 하이패션으로 중심축을 옮겨간 애플의 결정이 애플브랜드와 상반돼 보이는지도 설명해 준다.

그렇다. 애플워치 에디션은 아름답고 사용하기 쉽다. 하지만 이 기기는 과시적 소비에 대해 말하고 있다.

이 (1만7천달러짜리)시계는 열정(Passion)을 불러 올지는 모르지만 세상을 더 낫게 변화시키려는 열망(Desire)과는 한참 다르다.

나의 불편함을 또 다른 방식으로 설명하기 위해 과거 애플 광고 2편과 애플워치 광고 1편을 비교해 보기 바란다.

먼저 내가 믿는 애플의 가장 아이콘같은 두 편의 광고다. `1984`와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다.

https://www.youtube.com/watch?v=OYecfV3ubP8

https://www.youtube.com/watch?v=jULUGHJCCj4

그리고 이 두 편의 광고와 애플워치 에디션 광고가 떠올리게 만드는 브랜드정수를 생각해 보기 바란다.

https://www.youtube.com/watch?v=dDAP9OWtQro

이제 1만7천달러짜리 금으로 된 애플워치가 당신이 가져왔던 애플에 대한 감정과 일치된다고 생각하는지 묻고자 한다. 어떤 생각이 드는가?

나는 애플이 하이패션,과시적소비자 대상의 니치마켓을 떠나 보다 혁신적인 부분,세계를 바꾸는 애플워치의 기능에 초점을 맞춰 줬으면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재구국제과학전문기자 jk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