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꿈의 소재 그래핀 사업화 시도…꾸준한 추진동력이 관건

정부가 꿈의 소재 그래핀 사업화에 다시 힘을 싣는다. 지난 2013년 우여곡절 끝에 첫 그래핀 연구개발(R&D) 사업을 시작한 지 2년 만이다.

정부는 6일 제8회 국가과학기술심의회에서 그래핀 사업화 촉진 기술로드맵과 제3차 국가 연구개발(R&D) 성과 평가 기본계획을 확정했다. 2016년도 정부 R&D 투자 방향·기준도 논의했다.

그래핀 사업화 로드맵은 산업통상자원부와 미래창조과학부가 공동 수립했다. 두 부처는 지난해부터 산학연 전문가로 협의회를 구성해 정책을 준비했다.

정부는 △그래핀 원소재 공급체계 구축 △그래핀 소재 신뢰성 확보 △그래핀 응용제품 전략적 상용화에 초점을 맞췄다. 고품질 그래핀 원소재를 경제적으로 양산하는 핵심 기술을 확보한다. 품질 문제를 해결하고자 응용소재별 신뢰성 평가기술과 품질 측정기술 개발을 지원한다. 2013년부터 진행한 OLED패널용 필름, 전자파 차폐용 필름 등 5대 응용제품 개발에 슈퍼커패시터 전극을 더해 핵심제품 조기 상용화를 추진한다.

그래핀은 탄소 원자가 벌집 모양으로 연결돼 단층 평면을 이루고 있는 나노소재다. 전류수송이 구리 100만배, 강도는 강철 200배에 달하는 등 물성이 뛰어나 꿈의 소재로 불린다. 아직 경제적인 양산기술이 나오지 않아 사업화가 더디다. 정부는 한발 앞선 그래핀 사업화로 시장을 선점해 오는 2025년 매출 19조원, 고용 5만2000여명을 창출한다는 목표다.

목표 달성 관건은 사업 동력을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정권에서도 옛 지식경제 R&D전략기획단(현 산업통상자원 R&D전략기획단)을 중심으로 그래핀 사업화를 추진했다. 전략기획단은 지난 2011년 말 ‘그래핀 시장 선점을 통한 미래 소재산업 선도국 실현’이라는 비전 아래 2025년 매출 63조원, 일자리 16만명이라는 원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하지만 예비타당성조사 단계에서 한 차례 보류되는 등 어려움 속에 2013년에야 첫 그래핀 소재부품기술개발사업에 착수했다. 2011년 제시했던 목표치는 4년 뒤 발표된 이날 로드맵에서는 3분의 1 수준으로 축소됐다. 그래핀 시장 선점을 실현하려면 꾸준한 추진동력을 갖추고 부처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이날 국과심에서는 R&D 혁신과 연구개발 효율화를 견인하기 위한 제3차 국가 R&D 성과평가 기본계획(2016~2020년)’도 확정됐다. 기본계획은 현장 연구자 의견을 반영해 관리자에서 연구자 중심으로 평가 관점 전환과 평가체계 선진화를 통한 우수 R&D 성과 창출 견인을 목표로 5대 추진전략과 13개 중점추진과제를 담았다. 주요 내용은 논문 단순 양적 평가를 원칙적으로 폐지하고, 질적 평가기준을 적용하는 것이다. 국가 R&D 정책과 투자전략, 예산 간 상호 연계도 강화한다.

내년 R&D 투자방향과 기준도 나왔다.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위한 선제적 미래 대비’를 목표로 △첨단 기술을 활용한 기존 산업 스마트화 △미래성장동력 창출 △R&D 성과 사업화 등을 우선 지원한다. 유사·중복 사업이나 비R&D성 사업은 정비한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