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는 지난해 말 2020년까지 기업평균연비를 2014년 대비 25% 향상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는 ‘2020 연비 향상 로드맵’을 확정했다. 이는 세계 최고 수준의 연비 경쟁력을 확보하라는 정몽구 회장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이를 위해 현대·기아차는 차세대 파워트레인 개발, 친환경차 라인업 확대와 함께 차량 경량화에도 주력한다. 특히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높이고 알루미늄, 플라스틱 등 경량 소재 적용도 지속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현대·기아차는 초고장력 강판 비율을 지난해 33~52%에서 2018년까지 48~62%로 대폭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미 지난해부터 출시하는 신차들에 초고장력 강판 적용 비중이 크게 높아졌다. 신형 제네시스 52%, 신형 쏘나타 51%, 올 뉴 쏘렌토 53% 등 대부분 과반 이상의 초고장력 강판이 사용됐다.
이처럼 초고장력 강판 비율 확대에 주력하는 것은 경쟁 브랜드와는 조금 다른 행보다. 초고장력 강판이 기존 강판에 비해 강하고 가벼운 것은 사실이지만 재료 비중 변화가 적어 경량화에는 어느 정도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초고장력 강판과 경량 소재 확대 적용을 통해 주요 차종 중량을 평균 5% 이상 낮춰 연비 경쟁력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고강도 알루미늄 휠, 발포플라스틱 도어내장재 등 경량 소재 적용도 늘어난다. 내년 현대차가 출시하는 준중형 전기차는 차세대 경량 소재 확대의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순수 전기차 플랫폼으로 개발하는 이 차에 경량화 소재를 대거 적용, 차량 무게를 동급 내연기관 모델보다 30% 이상 저감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알루미늄은 차체에 대거 적용될 예정이다. 그동안 현대·기아차가 범퍼, 후드, 엔진 블록 등 부품 단계에서 적용하던 알루미늄 소재를 차체로 본격 확대하는 셈이다. 전기차는 주행거리를 늘리기 위해 차량 무게를 줄이는 것이 핵심 과제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전기차가 알루미늄을 비롯한 경량화 소재 적용을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기아차의 알루미늄 소재 적용 비중은 현재 10% 미만에 불과하다”며 “2016년 출시하는 순수 전기차를 기점으로 그 비중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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