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 경량화와 신소재 개발은 국내 완성차, 부품 및 소재 업체에게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로 부상했다. 완성차 업체는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범위에서 어느 수준까지 차량 경량화를 달성할 것인지, 또 이를 위해 어떤 소재를 적용해야 하는 지가 쟁점이다. 부품 및 소재 업체들은 차세대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량 소재 원천 기술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경량 소재 제조, 성형, 금형, 접합 기술 등 기초 경쟁력이 취약하다는 것이 문제다. 상대적으로 오랜 기술력을 축적한 철강 제조 및 이용 기술과 비교할 때 신소재 개발 및 양산 차종 적용 사례가 경쟁국에 비해 적기 때문이다.
정우창 대구카톨릭대 교수는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을 보유한 철강 재료와 달리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산업은 아직 우수한 소재 기업을 찾기 힘들다”며 “경량 재료 성형, 금형, 접합 기술도 높지 않아 세계적인 차량 경량화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경량 소재 제조 기술 수준을 끌어올리는 것이 급선무다. 또 이 같은 소재 개발은 우선 알루미늄, 마그네슘 등 비철금속에 집중돼야 한다는 분석이다. 마그네슘의 경우, 국내 기업인 포스코가 스트립 캐스팅 공법을 이용해 판재 제조 비용을 줄인 것은 그나마 평가할 만한 사례다. 하지만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소재 확산 속도가 더 빠르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업계 전반 인식과 전략도 변해야 한다. 알루미늄과 플라스틱 등 경량 소재가 고급차에 주로 적용되므로 국산차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는 인식이 문제다. 선진 자동차 업체들이 프리미엄 모델에서 학습한 경량화 기술을 대량 판매 모델로 확대할 경우, 연비 및 기술 경쟁에서 패배할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또 완성차-부품-소재 업체 협업 강화와 함께 산·학·연·관이 신소재 개발에 공동 노력하는 것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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