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이게 뭘까? 장난감 인형? 장식품? 아니다. 이건 이탈리아의 생활용품 제조업체 알레시(Alessi)에서 만든 코르크 따개다. 이들은 평범한 코르크 따개를 ‘예술품’으로 둔갑시켰다. 사람들은 이걸 쓰기 위해서가 아니라 소장하기 위해 앞다퉈 구매한다. 알레시는 이 밖에도 병따개, 변기솔 등 수많은 제품을 상상도 못한 작품으로 만들어 히트했다.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끊이지 않는 이 회사, 대체 그 비법이 뭘까? 우리는 왜 이들처럼 창조적이지 못한 걸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왜 우리는 창조적이지 못한 걸까’ 다들 한 번쯤 고민해 보았을 것이다. 이 물음에 세계에서 가장 창조적인 기업으로 손꼽히는 미국의 디자인 컨설팅 업체 IDEO의 창립자 톰 켈리는 이렇게 답한다. 당신은 창조적이지 않은 게 아니라, ‘창조적 자신감(creative confidence)’이 부족한 거라고. 창조적 자신감이란 자신에게 세상을 변화시킬 능력이 있다는 것을 믿는 것이다. 이게 높으면 누구든 레오나르도 다빈치, 스티브 잡스 같은 ‘창조적 천재’가 될 수 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스스로의 창조성을 억제하고 있다. 새로운 일에 도전했다 결과가 좋지 않으면 그 비난과 책임을 고스란히 다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휴대전화 칩 제조회사 퀄컴은 이런 문제를 시원하게 해결했다. 이 회사에는 신입직원을 교육할 때 몇 번씩 보게 하는 비디오가 있다. 바로 퀄컴의 겁 없는 도전의 역사가 담긴 비디오다. 창립 때부터 지금까지, 자신들이 어떤 실패를 겪었는지를 집중적으로 보여준다. 그리고 이런 실패가 어떻게 성공으로 이어져 왔는지를 이야기한다. 모든 실패가 자양분이 되어 회사의 성장을 이끌어 왔다는 것을 직원들이 직접 느끼게 하기 위해서다.
신입교육에서 끝이 아니다. 직원들은 회사생활을 하면서 계속해서 이런 도전의 역사를 접하게 된다. 퀄컴의 리더들은 부하직원들에게 회사가 겪은 수많은 실패에 대해 계속해서 이야기한다. ‘실수를 조심하라’고 경고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도전을 독려하기 위해서다. 또 퀄컴은 회사 내에 ‘특허의 벽’을 만들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1000여개의 특허를 전시해 놓았다. 직원들은 이걸 보며 끝없는 도전과 실패가 결국 누구도 넘보기 힘든 기술혁신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퀄컴은 이렇게 직원들이 회사에 첫발을 내디디는 순간부터 ‘실패는 창피한 것이 아니라, 위대한 역사를 만들어 가는 한 과정’이라는 것을 강조했다. 덕분에 직원들은 두려움을 떨치고 창조적 자신감을 키울 수 있었고, 혁신적 기술개발을 위한 도전은 끊이지 않았다. 그 결과 퀄컴은 수많은 특허를 기반으로 매년 전 세계에서 로열티로만 수십억달러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2011년 57억3000만달러).
앞에서 언급한 알레시는 원래 평범한 생활용품 제조업체였다. 그러다 1970년대부터 창조적이고 도전적인 디자인으로 완벽한 차별화에 성공했는데, 이 변화를 이끈 게 바로 현재의 CEO 알베르토 알레시다. 그 과정에서 그는 수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그런데도 실패를 두려워하기는커녕, 오히려 매년 한 개라도 쫄딱 망한 제품이 안 나오면 어떡하나 걱정한다고 한다. 실패가 없다는 건 곧 새로운 도전도 없었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실패를 대하는 자세가 남다른 만큼 실패작을 관리하는 방식도 독특하다. 이 회사에는 실패 박물관이 있다.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은 천덕꾸러기 제품들을 전시해 놓은 곳이다. 회사는 직원들로 하여금 주기적으로 이곳을 방문하게 한다. 세계인에게 사랑 받는 알레시의 혁신적 제품들이 세상에 나오기까지 수많은 실패가 함께했음을 직접 보게 하는 것이다.
또 이들은 실패한 제품으로 열쇠고리 같은 기념품을 만들어 직원들과 나눠 갖기도 한다. 이게 다 직원들이 실패를 더 가깝게 생각하며 두려워하지 않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 덕분일까? 알레시는 100년이 다 돼가는 노장이지만(1921년 설립) 아직도 톡톡 튀는 젊은 감성을 유지하며, ‘생활용품을 예술품의 경지로 끌어올렸다’는 찬사를 받고 있다.
▲비즈킷이 드리는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 회사 직원들도 실패가 두려워 새로운 일에 도전하는 걸 머뭇거리고 있지 않나? 퀄컴과 알레시처럼 실패는 끝이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자. 직원들이 창조적 자신감을 회복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할 것이다.
정리: 김수진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