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日서 삼성 뺀 `갤럭시` 브랜드로 승부수

갤럭시 가치 극대화 한 ‘새로운 갤럭시’ 내세운다

삼성전자 일본법인(SEJ)이 ‘갤럭시’로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 승부수를 띄운다. ‘삼성’ 브랜드를 빼고 ‘갤럭시’를 앞세우며 배수진을 쳤다. 과거 20%에 육박하는 점유율로 아이폰과 양강 체제를 만들었던 시절의 부활을 준비한다.

4월 8일부터 `Samsung` 대신 `Galaxy`로 브랜딩한 삼성전자 일본법인 홈페이지(samsung.com/jp)
4월 8일부터 `Samsung` 대신 `Galaxy`로 브랜딩한 삼성전자 일본법인 홈페이지(samsung.com/jp)
4월 8일 이전 삼성전자 일본법인 홈페이지(samsung.com/jp). `SAMSUNG` 로고도 브랜딩돼있다.
4월 8일 이전 삼성전자 일본법인 홈페이지(samsung.com/jp). `SAMSUNG` 로고도 브랜딩돼있다.

SEJ는 지난 8일 도쿄 니혼바시에서 갤럭시S6 월드투어 도쿄편을 개최하고 갤럭시S6와 S6엣지를 공개했다. 이동통신사 NTT도코모와 KDDI 계열 ‘au’가 출시하며 양 사 모두 엣지 모델을 준비했다. 도코모는 일반 S6도 판매한다. 정식 출시는 23일이다.

갤럭시S6 일본 마케팅 특징은 ‘오로지 갤럭시’다. 8일 월드투어와 함께 홈페이지(samsung.com/jp) 상단의 ‘삼성(SAMSUNG)’ 로고를 ‘갤럭시(Galaxy)’로 바꿨다. 제품 뒷면에서도 삼성 로고를 볼 수 없다. 전작 갤럭시S5를 비롯해 갤럭시노트3, 일본향 갤럭시J에는 삼성 브랜드를 새겨 출시했었다. 통신사에 맞게 제작된 TV 광고도 ‘삼성 갤럭시S6’가 아닌 ‘도코모 갤럭시S6·S6엣지’ ‘au 갤럭시S6엣지’로 제품을 소개한다.

일본향 갤럭시S6 무선충전기 <삼성전자 일본법인 홈페이지>
일본향 갤럭시S6 무선충전기 <삼성전자 일본법인 홈페이지>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 출시된 갤럭시S6 무선충전기 <삼성전자>
일본을 제외한 국가에 출시된 갤럭시S6 무선충전기 <삼성전자>

SEJ는 갤럭시S 시리즈를 판매하며 삼성 브랜드 노출에 소극적이었다. 스마트폰으로서의 갤럭시 가치를 극대화하는 전략이다. 갤럭시S6에서는 이를 강화해 ‘새로운 갤럭시’를 적극 내세웠다. 무선충전기 등 액세서리도 일본향 제품에는 ‘Galaxy’ 로고만 입혔다.

SEJ는 이와 함께 삼성전자 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HMD) 기어VR의 S6 버전을 출시한다. 월드투어와 함께 예약판매와 체험행사를 시작했다. 삼성전자 제품 중 국내보다 먼저 출시되는 건 이 제품이 처음이다. 요도바시 카메라 등 전국 주요 양판점에 체험공간도 마련했다. 일본 소비자를 겨냥해 현지 게임업체로부터 S6 VR용 게임을 확보하는 등 콘텐츠도 갖췄다.

갤럭시S5 일본향 제품 후면. `SAMSUNG`과 `GALAXY`로 브랜딩 되어있다.
갤럭시S5 일본향 제품 후면. `SAMSUNG`과 `GALAXY`로 브랜딩 되어있다.

이외에도 FM 라디오 ‘J웨이브’에 음악 프로그램 ‘갤럭시 올 에어리어 패스’를 론칭해 매주 토요일 저녁 8시마다 선보이고 고객을 대상으로 ‘갤럭시 홍보대사’를 선발한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전자는 2654만대 규모의 일본 스마트폰 시장에서 4.7%를 차지했다. 애플 58.7%, 소니 14.2%, 샤프 11.4%에 이은 4위다. 갤럭시S3 시절 지상파 인기 드라마에 제품이 공급되는 등 호황기를 누렸지만 일본 제품 상승세와 애플 아이폰6 성공으로 내리막길을 걸었다. 태블릿 PC는 애플과 에이수스, 일본 제조사 등에 밀려 통계조차 잡히지 않는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일본시장 특수성이 고려됐다”며 “일본산, 해외 제품 등 여러 브랜드가 경쟁을 벌이고 있는 상황에서 ‘갤럭시’ 브랜드 가치 강화에 집중하기 위한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서형석기자 hsse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