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 전반을 포괄할 수 있는 새로운 ICT 규제 체계 도입을 위한 논의가 본격화됐다.
콘텐츠(C)와 플랫폼(P), 네트워크(N), 기기(D) 융합 등 정보통신기술(ICT) 급변에 따른 새로운 ICT 생태계 규제 체계 공론화의 신호탄이 될 전망이다.
권은희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회에서 ‘ICT 경쟁 및 규제 프레임워크 개편방안 모색을 위한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권 의원은 “기존 규제가 네트워크 등 개별 분야에 집중돼 ICT 전체를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고자 한다”며 “정보화 시대에서 스마트시대로 넘어오면서 규제의 틀을 바꿀 시기”라고 취지를 소개했다.
종전 네트워크 중심 경쟁·규제 정책이 상당한 경제적 효과와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으로 이용자에게 최고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이 됐다는 건 주지의 사실이다.
하지만 2010년 스마트폰 혁명을 기점으로 네트워크 중심 시장은 구글과 애플 등 플랫폼 사업자 중심으로, 그리고 CPND 융합 시장으로 빠르게 재편됐다.
플랫폼은 종전의 플랫폼은 물론이고 네트워크, 콘텐츠, 기기 등 ICT 시장 전체 패러다임 변화를 초래했다.
기존 네트워크 사업자뿐만 아니라 콘텐츠, 플랫폼, 기기 사업자 시장과 이용자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
개별 CPND는 융합됐고, 새로운 서비스가 잇따라 등장했다. CPND가 복잡하게 얽혀 이해관계 균형점을 찾는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ICT 생태계가 변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기존 규제가 네트워크 등 개별 분야에 집중돼 ICT 시장 전체를 포괄하지 못한다는 문제 의식에는 공감대가 충분하다.
네트워크 중심 규제에서 CPND로 확장하는 포괄적 규제 체계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원우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장은 “현재 ICT 생태계는 과거처럼 CPND 간 단절이 아닌 생물처럼 변하고 있다”며 “CPND 융합 등 ICT 생태계 전체 변화를 고려하지 않은 규제는 규제로서 성과를 도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이 원장은 “급변하는 ICT 생태계에 부응하는 ICT 규제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CPND 사업자 모두 CPND로 확장하는 포괄적 규제, 수평적 규제, 사전 규제에서 사후 규제, 이용자 중심 규제로의 전환이 바람직하다고 인식하고, 필요성도 인지하고 있다.
하지만 규제 체계 개선이 불필요한 규제의 추가 혹은 규제 강화로 이어지는 것을 경계 1순위로 손꼽았다.
이 뿐만 아니라 규제 체계 개선이 CPND 중 특정 분야에 대한 규제 강화로 이어지는 것도 차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CPND 융합에 부응하는 규제로의 전환에 앞서 실효성과 효율성을 위한 면밀한 검토와 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즉, ICT 산업과 CPND 융합 생태계 분석과 더불어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의견 수렴을 전제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CPND 사업자뿐만 아니라 정부도 ICT 규제 체계 전환 필요성에 공감하고, 의지 또한 분명하다.
김용수 미래창조과학부 정보통신정책실장은 “2009년 스마트폰 혁명 이후 네트워크 중심의 수직적 ICT 생태계가 CPND 수평적 ICT 생태계로 전환됐다”며 “여론을 수렴해 CPND 융합에 맞는 규제 체계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와 CPND 사업자 모두 새로운 ICT 규체 체계로의 전환에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토론회를 개최한 권 의원은 “CPND 융합에 맞는 규제 체계 전환이 규제 자체를 강화하기 위한 의도는 절대 아니다”라며 “큰 틀을 바꾸기 위한 것으로, 어떤 내용을 담을 것인가를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토론회를 시작으로, 정부와 학계, 연구기관, CPND 사업자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미래지향적 ICT 규제 체계로의 전환을 진행시켜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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