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LG, 시계전쟁 잘 대비해야

애플은 지난 2007년 휴대폰 시장에 진출했다. 그 당시 누구도 애플 성공을 장담하지 않았다. 오히려 통신 문외한으로 치부했다. 찻잔 속 미풍에 비유되기도 했다. MP3P와 데스크톱PC 사업과 휴대폰 사업은 완전 성격이 다르다는 논리에서다. 그러나 결과는 어떠했나. 애플은 현재 삼성전자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넘버1 자리를 놓고 경쟁한다. 8년 만에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다. 물론 당시에는 스티브 잡스라는 천재 CEO가 있었다. 지금은 팀 쿡이 새로운 애플을 만들고 있다. 팀 쿡이 지휘하는 애플 경쟁력은 애플워치에서 눈으로 확인할 수 있다.

시계전쟁이 개막했다. 애플워치가 온라인 매장에 올라왔다. 지난 주말 전 세계 애플스토어 앞 풍경은 애플 저력을 간접적으로 확인케 했다. 소비자 반응은 예상보다 뜨거웠다. 충성도 높은 애플 고객은 또 하나의 혁신을 확인하고자 긴 줄을 섰다. 일부 시장조사업체와 외신은 벌써부터 2000만대라는 판매 전망을 내놓는다. 올해 전체 스마트워치 시장점유율 절반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주말 분위기라면 당분간 스마트워치 시장은 애플이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 물론 스위스 바젤 박람회에서 드러났듯 명품시계 업체의 역공도 만만찮다. 글로벌 IT기업과 전략적 연대로 텃밭을 내줄 수 없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그래서 주목해야 한다. 지금까지 글로벌 IT 시장을 주도했던 삼성전자, LG전자가 시계전쟁을 잘 대비해야 한다. 자칫 실기를 한다면 명품 시계와 애플 같은 기업 틈 사이에 끼어 샌드위치 신세가 될 수 있다.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와 화웨이 역시 돌풍을 일으키고 있지 않는가.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혁신해야 하는 이유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6로 저력을 확인했다. 조만간 나올 스마트워치에서도 또 하나의 혁신을 보여줘야 한다. LG전자 역시 어베인 시리즈로 저력을 확인해야 한다. IT강국 코리아 힘이 스마트시계 전쟁에서도 발현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