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메탈 케이스 스마트폰을 개발 중이다.
특화 모델을 내놓아 시장 반응을 살핀 후 내년부터 플래그십 모델에 메탈 케이스를 본격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애플에 이어 LG전자도 메탈 케이스 트렌드에 올라탈지 주목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 선행개발 연구진은 프레스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메탈 케이스 가공방안을 검토 중이다. 알루미늄 원재료를 프레스로 1차 가공한 후 컴퓨터정밀제어(CNC) 장비로 깎아내는 방식이다. 공정 기술만 확보한다면 기존 메탈 케이스 못지않은 성능에 저렴한 원가가 기대된다. 메탈 케이스 분야에서는 후발주자인 만큼 삼성전자·애플과 다른 방식을 시도해 차별화하겠다는 의도도 담겼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갤럭시 알파를 출시한 후 시장 반응을 확인한 후 갤럭시노트4에도 메탈 케이스를 채택했다”며 “LG전자도 아직 기술 검증이 안 된 상태에서 G시리즈에 메탈 케이스를 적용하기에는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메탈 케이스 공급망 관리(SCM)다. LG전자 케이스 공급 협력사는 플라스틱 사출업체 중심으로 형성돼 있다. 플라스틱 케이스 업체가 메탈 케이스를 생산하려면 막대한 설비 투자가 필요하다. LG전자 스마트폰 물량만 보고 수십, 수백억원대 설비투자를 단행할 협력사는 많지 않다. 새로운 메탈 케이스 공급 업체를 발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조차 메탈 케이스 공급업체를 발굴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올 초 1조4000억원을 투자해 베트남 공장에 메탈 케이스 생산 라인을 자체 구축한 것도 후방 공급망이 불안했기 때문이다.
LG전자는 기존 서플라이 체인을 최대한 활용하고 원가 경쟁력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애플처럼 압출 알루미늄+CNC 방식을 채택한다면 원가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스마트폰 생산 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규모의 경제 효과를 내기 어려운 탓이다.
그러나 프레스 기술을 활용해 메탈 케이스를 생산한다면 기존 공급망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고, 가격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 기존 협력사 중 메탈 관련 기술을 보유한 곳이 새로운 케이스 공급 업체로 손꼽힌다. 관건은 기존 협력사가 얼마만큼 메탈 케이스 품질을 담보할 수 있는지다.
증권가 한 애널리스트는 “LG전자는 이미 지난 2006년 샤인폰·프라다폰 등 여러 모델에 메탈 케이스를 적용한 바 있다”며 “메탈 케이스 기술을 다뤄본 경험과 노하우가 있어 메탈 케이스 스마트폰도 어렵지 않게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