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연구팀, 분자 방향성의 `두 얼굴` 실험으로 증명

연세대학교 연구진이 40년 동안 미확인 가설로 남아있던 분자 반향성의 야누스적 성질을 분광학 실험으로 규명한 세계 최초의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연세대학교 화학과 김동호 교수와 제1 저자인 성영모 대학원생 연구팀이 진행한 로듐 헥사피린 분자들의 삼중항 상태에서 방향성 뒤집힘 현상에 관한 연구 결과가 네이처 케미스트리 온라인상에 13일(영국 현지시간) 게재됐다.

김동호 교수
김동호 교수

공액 고리분자의 방향성은 분자의 안정성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써 현대 화학에서 중요한 물성으로 확립됐다. 1972년 콜린 베어드는 야누스의 얼굴과 같이 분자의 상태에 따라서 분자의 방향성이 역전될 수 있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제안했다.

하지만 이 이론은 실험적으로는 전혀 입증이 되지 않아 40년간 확인되지 않은 가설로 남은 상태였다. 김동호 교수 연구팀은 수십 년간 진행한 방향성·반방향성 분자의 분광학적 특성에 관한 연구 성과들을 기반으로, 새로운 분자를 합성해 분광학 실험을 진행했다. 분자의 방향성 변화를 실험적으로 확인했으며,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이 실험 결과가 베어드가 제안한 가설의 분광학적 증거라는 것을 뒷받침했다.

이 연구가 과학계에서 주목받는 이유는 분자의 방향성이 바닥 상태에서와 빛에 의해 생성된 삼중항 상태에서 역전되는 현상에 대해서 분광학 실험을 통해 최초로 관측한 연구 결과일 뿐만 아니라 양자역학 계산을 통해 실험 결과를 완벽히 입증했기 때문이다. 또 이 연구 성과는 기초 화학 분야의 연구라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기초 학문 분야 연구가 세계적인 수준에 도달했음을 보여준다.

이 연구는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에 의해 기초학문 분야의 독창적인 연구과제로 선정됐고, 그에 따른 재정적 지원을 받아 진행됐다.

김명희기자 noprint@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