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알리바바의 국내 공습 지켜만 볼 것인가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 알리바바가 소비자(B2C)를 상대로 휘발유를 판매한다. 그룹 내 O2O사업부가 중국석유화학이 보유한 2만여개 주유소 가운데 25%를 통째로 사들였다. 알리바바 속내는 정유사업을 하고, 고객이 알리페이를 이용해 주유금액을 지불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최근에는 자동차 관련 비즈니스를 총괄할 자동차사업부까지 신설했다. 신차 및 중고차 거래, 파이낸싱 등 자동차서비스를 위한 중장기 성장전략이다. 그룹 포트폴리오를 갖춰가고 있는 셈이다.

알리바바 식탐은 영역을 구분하지 않는다. 그들은 이미 국제적이다. 우리나라 금융권과 IT기업이 논공행상을 따질 때 슬그머니 핀테크 시장에 발을 들여놓았다. 금융규제로 국내 일부 금융사와 협력하는 모양새지만 규제만 풀리면 한국 시장은 알리페이 몫이다.

중국관광객(유커)이 국내에서 사용하는 카드금액을 자사로 유치하기 위한 노력은 놀라울 정도다. 한 해 한국을 방문하는 유커는 900만명을 웃돈다. 알리페이는 이들을 위해 오프라인 가맹점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서울 명동에서 유커들의 주머니는 알리페이 차지다.

알리바바 공격행보는 금융에 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 카드사와 협력해 주유소 할인카드 시장에 진출할 수 있고 가전·엔터테인먼트와도 새로운 연계사업을 만들 수 있다. 국내 자본시장과 협업은 클라우드펀딩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 수 있다. 경계 대상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그들의 장점인 전자상거래 인프라를 바탕으로 내수 공략에 나선다면 우리 안방은 위협당할 수밖에 없다. 이미 애플만큼 가공할 만한 위력을 지녔다.

알리바바는 중국에서 이미 규모의 경제란 결실을 맛본 기업이다. 그들은 첫 출발이 중국이라는 거대 시장이었고, 그 칼끝도 글로벌을 겨냥한다. 우리는 그들의 대박을 부러워할 시간적 여유조차 없다. 정부는 정책으로, 기업은 투자로, 전문가들은 식견으로 서둘러 준비해야 한다. 우리는 애플에 울었다. 알리바바가 우리를 다시 울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