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바바가 석유제품 소비자 판매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16일 중국 알리바바 그룹 O2O사업부는 중국석유화학이 보유한 2만여 주유소 중 5000곳을 인수한다고 밝혔다. 정부 인가를 거쳐 5월께 인수한다. 주유소 M&A는 마윈 회장이 진두지휘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에서는 알리바바그룹이 O2O사업을 본격화하는 첫 신호로 받아들인다. 오프라인 상점에 알리 브랜드를 입점하고 자체 QR코드를 이용해 IT와 유통·금융을 결합, 모든 소비환경을 알리바바 서비스로 둘러싸겠다는 것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자동차 유관 산업에 뛰어든 알리바바의 첫째 실행 전략은 알리페이(즈프바오)로 주유금액을 지불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다. 중국사회과학원이 발표한 ‘중국도시발전보고’에 따르면 중국 자동차 보유량은 1억3000만대, 전국에 약 9만개의 주유소가 있다.
알리바바는 주유선불카드에 알리페이로 충전하고 점차 주유소에 QR코드 리더를 보급해 직접 지불결제 인프라를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주유소에서도 휴대폰으로 결제하는 O2O 기반 ‘중국형 핀테크’가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구매와 물류 사업에도 참여한다. 중국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현지 최대 물류 회사인 ‘중통’을 사업 파트너로 끌어들였다. 휘발유 택배 사업에도 참여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주유소는 대기시간이 긴 단점이 있다. 이를 택배와 융합해 해결하겠다는 취지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물류 네트워크를 이용해 고객이 주유를 불편 없이 하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라고 밝혔다.
실제로 알리바바는 산둥지역에서 휘발유와 천연가스를 집으로 배달하는 시범 서비스를 선보였다. 이후 기름, 천연가스 택배서비스가 정식으로 시작되면 전문 운송설비와 통일 기준을 적용하고 전문 운송 라이선스 획득에 나설 계획이다.
국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알리바바의 발상 전환이 핀테크 영역에 큰 충격을 던져줬다”며 “알리페이 지불영역을 O2O 기반으로 확대하고 가맹점을 통째로 사버리는 전략이야말로 진정한 핀테크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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