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이 기사회생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공개매각 예비입찰 마지막 날 3곳의 투자자가 인수의향서를 제출했기 때문이다. 인수 의사를 밝힌 곳이 어떤 곳인지 알려진 바가 거의 없어 팬택 미래는 여전히 안개 속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곳은 미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 국내 부동산 개발회사, 개인투자자 등 세 곳이다. 인수의향서 접수 마지막 날인 17일 오전까지도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 KDB대우증권에 접수된 서류는 없었다. 마감시간인 오후 3시를 얼마 남기지 않고 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보인다.
이미 두 차례 매각이 불발로 끝났기 때문에 법원은 어느 때보다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매각 주간사에 인수의향서 제출 업체에 대한 철저한 함구령을 내렸다. 올 초 실체가 모호한 미 자산운용사 원밸류에셋매니지먼트와 인수가 무산됐기 때문에 이번엔 자금조달능력 등에서 더욱 철저한 자격검증을 실시할 계획이다.
향후 예상 업무 진행 절차는 인수의향서 심사 후 실사자료 제공, 입찰서류 접수 및 평가(본입찰),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투자계약 체결, 회생계획안 제출·인가 순이다. 매각 주간사는 인수의향서 제출 기업에 투자설명서, 입찰안내서를 개별 제공한다.
새로운 투자 인수 기업이 나타나면서 청산 그림자가 짙었던 팬택은 다시 희망을 갖게 됐다. 하지만 상황은 여전히 좋지 않다. 부채는 1조원에 이르고 1년 가까이 제대로 된 영업을 하지 못하면서 경쟁력을 상당 부분 상실했다. 매각에 성공하더라도 경영정상화에는 적잖은 시일이 필요하다.
새로운 투자자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법원이 실체를 명확하게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 자산운용사인 원밸류와 마찬가지로 부동산 개발은 스마트폰 제조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곳이다. 팬택 가치가 하락했기 때문에 저가에 인수부터 하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우려도 나왔다.
팬택 내부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가 나타날 때까지는 아무것도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에도 매각에 실패하면 사실상 청산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
안호천기자 hca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