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알리페이가 국내 편의점 2만곳에 모바일 결제 인프라를 구축한다. 생활밀착 업종에 ‘알리페이 결제’가 들어오면서 국내 모바일결제 시장에도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하나금융 등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말까지 중국 알리페이가 GS25, CU 등 국내 편의점을 모두 끌어들여 알리페이 월렛(Alipay Wallet)을 이용한 바코드 결제 인프라를 2만여 가맹점에 설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국내 최대 규모로 한국정보통신(KICC)이 보급을 담당한다. 현재 테스트 중이며 이달 말부터 전국 주요 편의점에서 알리페이를 이용한 바코드 결제가 가능하다.
국내 편의점에 알리페이 결제 인프라 진출은 여러 모로 의미가 있다. 그동안 알리페이는 온라인 쇼핑몰과 일부 면세점에 국한해 결제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하지만 한국 수만개 편의점을 끌어안음으로써 모바일 결제 패턴을 ‘중국 알리페이 월렛’으로 모두 바꿔 장기적으로 중국인뿐만 아니라 한국 고객에게도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취지다.
매출증대보다는 모바일결제 사용자 습관을 바꾸겠다는 복안이다. 소액결제가 많은 편의점은 결제 구도를 송두리째 바꿀 수 있는 테스트 베드가 되는 셈이다. 알리페이는 4월부터 편의점은 물론이고 명동과 동대문 지역 일반 가맹점 대상으로 인프라 확충에 나선다. 이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중국인 관광객이 몰리는 제주도를 비롯한 주요 거점지역에 알리페이 월렛 브랜드를 론칭한다.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 모바일결제 시장에까지 알리페이가 진출하면서 오프라인 상권에 중국발 모바일결제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알리페이 실명을 인증한 회원 규모는 약 3억명이다. 상당수 중국인이 스마트폰 바코드 결제에 이미 익숙한 상태고 향후 중국인이 국내 관광 시에 이 방식을 이용하면 국내 결제 패턴에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전망이다. 해외 신용카드에 비해 가맹점 수수료나 대금 입금기간이 짧아 가맹점에서도 알리페이 결제 도입에 우호적이다.
국내 은행과 카드사가 핀테크 기반 모바일결제 사업에 소모전만 지속하는 상황에서 중국 빅3 기업은 거침없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알리페이와 경쟁상대로 꼽히는 유니온페이(은련)도 한국에 모바일결제 인프라 확충에 나서며 알리페이에 맞불을 놓았다. 최근 8000개가 넘는 GS25에 NFC방식 결제 서비스 ‘퀵패스(QuickPass)’ 인프라를 보급했고 동대문 두타 쇼핑몰에도 진출했다.
이뿐만 아니다. 이르면 다음 달 텐센트도 하나은행과 손잡고 모바일 결제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다. 하나은행 고위 관계자는 “텐센트와 협의 막바지 단계”라며 “새로운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홍기범기자 kbho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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