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루이비똥에서 사발면까지 침투하는 `은련·알리페이·텐센트`

중국 빅3, 한국 모바일결제 시장 진출 거침없어

#명동 롯데 면세점, 유커들이 수백만원에 달하는 명품 핸드백을 ‘알리페이’로 결제한다. 지하철과 택시는 티머니와 연동한 외국인 전용 교통카드 ‘엠패스(M-pass)’를 사용한다. 전국 편의점에서 ‘알리페이 월렛’을 통한 바코드로 결제하고 간식을 해결한다.

현재 동대문과 명동지역에서 벌어지는 중국인 관광 형태다. 한국에서의 의식주 모두를 중국 카드와 결제 플랫폼으로 해결하는 ‘차이나 페이’ 종속이 현실화됐다.

금융당국이 중국인 대상으로만 ‘차이나 페이’를 열어줬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알리페이, 은련, 텐센트의 한국 진출은 ‘사용자 결제 패턴’을 바꿔 구매행위를 종속시키는 플랫폼 선점 작업이라고 입을 모은다.

중국 빅3 기업의 한국 모바일결제 시장 진출은 거침없다. 은련에 이어 알리페이 등이 국내 모바일결제 시장에 결제 인프라 보급에 나서면서 국내 핀테크 시장 지각 변동이 벌어질 태세다. 여기에 텐센트도 곧 참여한다. 외형적으로는 국내 금융사와 협력사업을 펼치는 모양새지만 궁극적으로 인프라 선점에 이은 모바일결제 표준을 중국향으로 만들겠다는 선전포고다.

최근 전국 편의점에 은련에 이어 알리페이가 모바일결제 인프라를 확충하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국 편의점에서 중국 관광객은 은련 모바일 결제, 알리페이 월렛 결제가 가능해진다.

과거 한국은 NFC 기반 모바일카드 결제 확산을 위해 명동 시범 사업 등에 독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가맹점 확보 실패와 사용자 참여 저조로 사업은 실패했다.

은련과 알리페이가 추진 중인 모바일결제 인프라 확충은 보다 전략적이고 치밀하다.

우선 생활밀착 업종과 소액결제가 많은 가맹점을 1차 공략대상으로 삼았다. 카드 소액결제가 가장 빈번히 일어나는 곳이 바로 편의점이다. 이 상권에 자사 모바일결제 인프라를 침투시켜 중국페이 결제 패턴을 확산시키는 게 목적이다. 중국인은 이미 NFC와 바코드 등 비접촉 결제에 익숙하다. 알리페이는 한국스마트카드와 협력해 국내 8만여개에 달하는 유통 가맹점을 확보했다. 일반 편의점은 물론이고 11번가 등 온라인 쇼핑, 롯데리아,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점에 이르기까지 수십 만개에 달하는 가맹점에서 알리페이를 사용한다.

중국형 결제가 익숙한 사용자 경험을 창출하고 많은 소비자가 결국에는 보다 편리하고 익숙한 중국 간편결제를 사용할 수밖에 없는 모바일 결제 종속 우려가 발생한다. 중국 빅3 기업이 한국인을 대상으로 결제 종속을 현실화하는 날이 머지않았다는 말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지금은 중국 기업이 시범사업 형태로 모바일 결제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올 하반기 대대적인 인프라 확충과 막강한 자금력을 앞세워 프로모션에 나선다면 국내 금융사는 대행업무에 의존한 부가 사업자로 밀려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