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A사 김 실장은 부하직원들이 일에 몰입하지 않아 고민이 많다. 다들 일도 설렁설렁하고, 마음이 붕 떠 있는 것 같다. 한 명씩 불러 상담해보니, 지금 하는 일이 미래에 어떤 도움이 될지 확신이 안 선다고 한다. 현재에 충실하지 못하고 미래만 고민하는 직원들,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글로벌 컨설팅 회사 타워스 왓슨(Towers Watson) 조사에 따르면 직원의 ‘경력 개발’을 도와주면 업무 몰입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한다. ‘경력개발’이란 자신의 비전을 정확하게 알고 그에 맞는 경력을 쌓아가는 걸 말한다. 이를 위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1)내가 지금 어느 정도 위치에 있는지 2)어디로 갈 수 있는지 그리고 3)어디로 가고 싶은지에 대한 것이다. 이걸 이해해야 자신의 현실과 이상에 잘 맞는 커리어 목표와 방향을 잡고 일에 몰입할 수 있게 된다.
생활용품회사 LG생활건강은 35세에서 45세 사이 파트장들의 경력개발을 돕기 위해 커리어 디자인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파트장은 중간관리직을 부르는 말이다. 이 시기의 직원들은 자신의 경력에 고민이 많아진다. 똘똘한 후배들은 밑에서 치고 올라오고, 승진의 문은 점점 좁아져만 가기 때문이다. 실제 파트장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해보니 ‘성장기회’를 가장 고민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격적인 커리어 디자인 과정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먼저 관련 교육 진행 2주 전 파트장은 이력서를 재구성하라는 과제를 받는다. 이걸 하면서 파트장은 자신의 지난 경력과 그를 통해 배운 점 그리고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게 된다. 이후 2박 3일간 워크숍이 진행된다. 여기서는 과거를 기반으로 미래를 다시 생각하고 설계해보는 시간을 가진다. 그리고 HR임원 커리어 특강, 사내 롤모델 특강 등 강의도 진행된다. 마지막으로 파트장은 이제 어떤 방향으로 성장하고 싶은지 경력개발 전문가와 일대일로 이야기를 나누고 하나의 목표를 정한다. 미래 계획도 구체적으로 세우게 된다.
이 과정에 참석한 파트장은 몰입도가 크게 올랐다고 한다. 현재 하는 일이 자신이 세운 목표에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하니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반면에 지금 하는 일이 맞지 않다고 판단한 직원은 새로운 길을 가는 계기가 됐다. 덕분에 회사와 직원 둘 다 웃을 수 있었다.
미국 제약회사 제넨테크(Genentech)도 직원의 든든한 길잡이가 되어주고 있다. 자신의 커리어를 걱정하는 직원의 몰입도를 끌어올리기 위해 아예 사내에 경력개발센터 ‘커리어 랩(Career Lab)’을 설립한 것이다. 여기에는 업계 상황을 잘 아는 커리어 상담사가 상주하고 있어 신청만 하면 누구나 현재 자신의 위치에 심층 진단을 받아볼 수 있다. 지금 경력을 가지고 어떠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을지도 알려준다. 만약 다른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원하는 부서나 회사로 옮기는 방법과 그곳에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까지도 알려준다. 이렇게 길을 정하고 나면 직원은 필요에 따라 이력서를 업데이트하는 방법, 사내 인적 네트워크를 만들고 관리하는 법같이 실제로 도움이 되는 강의도 들을 수 있다. 이때 회사에 이직을 준비하는 사람으로 소문나는 것이 두려운 직원을 위해 모든 상담내용과 방문 기록은 철저히 비밀에 부친다.
직원들 반응은 어땠을까? 커리어랩 설립 후 1년 반 동안 전체 직원 1만2000명 중 절반 정도가 이곳을 방문했다. 직원은 자신의 고민해결을 회사가 도와주니 업무에만 신경 쓸 수 있어 좋아했다. 제넨테크는 2014년 포천이 선정한 미국에서 일하기 좋은 직장 6위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미래에 대한 방향감각을 잃고 방황하는 직원들 때문에 고민하고 있나? LG생활건강과 제넨테크처럼 직원 커리어 걱정까지 챙겨보자. 회사가 적극적으로 직원 경력 개발을 도울 때 직원 업무 몰입도와 충성도가 올라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조은실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