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주요국은 이동통신 고도화와 스마트 기기 급증으로 늘어나는 트래픽을 수용하고자 이통 주파수 확보 계획을 수립하고 지속적으로 보완하고 있다.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이 1인당 트래픽을 고려·예측한 결과에 따르면 오는 2020년 트래픽이 지난 2010년보다 최소 44배, 최고 80배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ITU는 2020년까지 최대 1960㎒ 폭(고밀도 기준) 주파수가 필요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나라는 2020년에 2010년보다 최소 49배, 최고 61배 트래픽이 늘어날 것으로 추산됐다.
우리나라(서울)는 세계 주요 국가와 비교해 인구밀도 대비 주파수량이 가장 적다. 인구 밀도 대비 주파수 보유량은 뉴욕이 0.2로 가장 높고, 주요 도시가 0.1을 상회했지만 서울은 0.042에 불과했다.
그럼에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월 평균 음성통화량은 주요 국가 평균보다 131%, 데이터 이용량은 459%로 높다.
우리나라는 오는 2023년까지 네 단계에 걸쳐 ‘이통 주파수 확보 계획(모바일 광개토플랜 2.0)’을 수립했다.
하지만 주파수 공급 차질 우려가 심각한 수준이다. 당장 올해 말까지 최소 125㎒ 폭 이상 주파수 추가 공급이 필요하지만 할당이 가능한 주파수는 700㎒ 대역 40㎒ 폭을 포함하더라도 1.8㎓ 대역 20㎒ 폭, 2.6㎓ 대역 60㎒ 등 120㎒ 폭에 불과하다.
문제는 700㎒, 1.8㎓, 2.6㎓ 대역을 제외하면 오는 2018년 이전 공급이 가능한 주파수가 없다는 것이다. 2.0㎓와 2.3㎓는 상용화 미진으로, 2.1㎓는 중국 위성망과 주파수 조정이 필요하고, 3.5㎓는 기존 무선국 회수 재배치가 필요하다.
전문가는 주파수가 제대로 공급되지 못하면 이통 품질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한다. 기존 서비스 이용 불편은 물론이고 새로운 서비스 확산에도 걸림돌이 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현재 이통 주파수로는 오는 2016년 말 이후 밀집지역 중심으로 심각한 이용 불편이 예상된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유발하는 트래픽 유형 중 동영상·멀티미디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57.4%(2014년 3분기)로 절반이 넘어 주파수 부족으로 서비스에 차질이 발생할 때 이용자 불편이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밀집지역 부하율이 80%를 초과하는 2016년 이후 일부지역은 HD급 동영상 스트리밍 끊김과 카카오톡 사진 전송 실패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다.
이뿐만 아니다. 신규 서비스 출시도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주파수 추가 공급이 없으면 이통 3사 모바일 속도가 2016년에는 현재 대비 40% 이하 감소할 것이라는 추론이다. 고화질 대용량 서비스는 물론이고 IoT 등 증가하는 트래픽 수요를 감당할 수 없어 신규 서비스 진입이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이통사가 품질 유지를 위해 제공하는 데이터량을 축소하거나 요금 인상을 단행할 수밖에 없어 이용자 편익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했다.
김원배기자 adolf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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