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으로 창업을 한 번도 권한 적이 없습니다. 가급적 하지 말라고 합니다. 그래도 하겠다면 그런 사람에게는 지원을 합니다. 창업은 문화가 돼야지 이를 선동하면 안 됩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그룹 회장은 30일 오렌지팜(총괄 센터장 서상봉) 출범 1주년을 맞아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회사와 나 개인에게 모두 도움이 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사치스러운 취미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타트업을 시작한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 멘토링 하는 것이 개인적으로 힐링이 되고 경영에도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스마일게이트 같은 회사가 못하는 혁신적인 일을 스타트업이 이뤄낸다면 플랫폼 사업을 추진하는 우리(스마일게이트)도 결과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것도 이유”라고 덧붙였다.
스마일게이트는 지난해 스타트업 인큐베이션을 지원하는 오렌지팜을 설립한 이후 창업 지원 활동을 강화해왔다. 서초, 신촌, 부산 3곳에 23개 기업이 입주했다. 사무공간, 투자연계, 멘토링 등 기업이 자립하기까지 필요한 자원을 제공한다.
1년 동안 28개팀, 170명 창업멤버를 지원했다. 일부는 넷마블게임즈 같은 대형 회사에 인수되는 등 성과를 거뒀다.
오렌지팜은 입주 기업에 지분 등을 조건으로 내걸지 않는다. 권 회장은 “지원조건이 괜찮다고 생각하는지 ‘진짜 의도가 뭐냐’는 질문도 많이 들었다”고 웃었다.
권 회장 역시 스타트업 시절 정부나 VC 도움을 받았다. 권 회장은 “운이 좋았다. 나 같이 운 좋은 사람 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도 혜택을 보면 좋겠다는 생각(에 스타트업을 지원하는 것)”이라며 “사회에서 받은 만큼 돈이나 가치로 돌려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권 회장은 창업을 권하는 사회 분위기를 경계했다. 의아스러운 발언이었지만 창업 자체가 목적이 되면 안 된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창업해 성공하는 것이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다.
“창업을 먼저 결정하고 뭐 해볼까라는 생각은 굉장히 위험합니다. 무조건 ‘창업하라’는 것은 위험한 선동입니다. 제가 창업을 지원하는 이유는 한번쯤 ‘미쳐보는’ 시기에 도움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무엇을 할 것인지 거기에 미칠 수 있는지가 창업에 앞서 정해져야 합니다. 물론 아이템을 가지고 기업에서 도전해 볼 수도 있습니다. 목표를 위한 과정에서, 필요하다면 창업을 하는 것이 맞습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