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S28]한국, 글로벌 전기차 개발 및 생산기지로 부상

#우리나라가 전기차 기술 혁신을 위한 연구개발 및 생산 거점으로 급부상했다. 현대·기아차는 모델 다양성을 앞세워 친환경차 시장 공략을 강화한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세계 톱3 배터리 업체를 포함한 탄탄한 부품 산업 생태계를 갖춘 한국 역할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르노는 한국에서 생산한 전기차 수출을 확대하고 GM도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해 한국 업체와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 4일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제28회 세계 전기자동차 학술대회 및 전시회(EVS28)’는 글로벌 전기동력차 기술 핵심으로 떠오른 우리나라 위상을 확인할 수 있는 무대였다.

지난 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EVS28` 개막식에서 선우명호 학술대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지난 4일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EVS28` 개막식에서 선우명호 학술대회장이 환영사를 하고 있다.

45개국 1000여명 전문가가 참가한 EVS28은 각 국 전기차 연구개발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무대로 글로벌 완성차 업체 수뇌부들이 대거 출동했다.

현대·기아차는 전기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기술 개발을 총괄하는 이기상 전무가 개막 기조연설을 통해 그룹 친환경차 전략을 공개했다. 현대·기아차는 부품 공용화를 통한 전기동력차 모델 다양화로 갈수록 강화되는 환경 규제와 시장 요구에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2020년까지 22개 친환경차 모델을 출시할 예정인 현대·기아차는 부품 국산화와 업종 간 경계를 뛰어넘는 협업에도 방점을 찍었다.

르노삼성자동차는 모기업인 프랑스 르노그룹 글로벌 전기차 생산 거점으로 위상이 강화된다. 올해부터 부산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SM3 Z.E.’를 르노 ‘플루언스’라는 모델명으로 싱가폴, 홍콩 등 아시아 지역에 수출된다. 지난해 칠레에 이어 전기차 수출 국가가 다변화되는 셈이다.

질 노만 르노 아태지역 총괄 부회장은 “해외 고객사로부터 SM3 Z.E.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요청이 들어오고 있고 올해부터 부산 공장에서 생산한 전기차 수출이 본격적으로 확대될 것”이라며 “싱가폴, 홍콩을 비롯해 말레이시아 등 아시아 지역 수요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르노삼성차 전기차 연구개발 거점 역할도 커질 전망이다. 르노삼성중앙연구소와 국내에 포진한 배터리 및 부품 협력업체 네트워크가 강점으로 작용한다.

노만 부회장은 “르노삼성차 부산공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내에서도 경쟁력 있는 수출 기지로 자리잡았다”며 “르노삼성중앙연구소도 아시아 시장뿐만 아니라 르노그룹 신차 개발을 담당할 정도로 역량을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르노삼성중앙연구소는 르노 글로벌 프로젝트인 D 세단 및 D 크로스오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그룹 전체 기술 개발을 책임질 정도로 탄탄한 연구개발 역량을 갖췄다는 의미다. 최근 연구소장에 한국인을 최초로 선임할 정도로 그룹 내 위상도 커졌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귀빈들이 EVS28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귀빈들이 EVS28 전시회를 둘러보고 있다.

한국지엠도 GM 전기차 연구개발 거점 역할이 강화된다. 이미 GM 우수 협력사에 한국 부품 업체들이 대거 포함돼 있어 한국지엠과 협업 기반이 될 전망이다.

래리 T. 니츠 GM 부사장(트랜스미션 및 전기차 총괄)은 “이미 전기차 배터리 협력사인 LG화학과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한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며 “매우 견고하고 다양한 한국 협력업체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공동 개발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GM 우수 협력사 중 40%에 가까운 비중을 자치한 한국 부품 업체들의 우수성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내년 국내 출시 예정인 2세대 볼트에 이어 향후 출시될 순수 전기차 개발 과정에서 한국지엠과 국내 부품업체 역할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박병완 한국지엠 부사장은 “한국 부품업체들은 높은 품질과 함께 가격 경쟁력을 함께 갖추고 있어 GM 전기차 개발 과정에서도 더 많은 한국 업체가 활약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학술대회 발표 논문 중 우리나라 논문 비중이 36%에 달하는 등 국내 친환경차 기술 혁신이 착실히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다.

선우명호 학술대회장(한양대 교수)은 “EVS는 2년마다 각 대륙을 순회하며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전기차 학술대회로 이번 대회는 규모와 내실 측면에서 역대 최고 수준”이라며 “국내 전기차 연구개발 및 생산 거점 역할이 더욱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