휘닉스디지탈테크가 갤럭시S6 엣지 바람을 타고 제2의 성장기를 누리고 있다.
갤럭시S6 엣지용 곡면 커버유리 가공기를 독점 공급하면서 이미 1분기 매출이 전년 매출의 갑절 수준을 넘어섰다. 중국 업체로부터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어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
휘닉스디지탈테크(대표 랑경철) 지난해 하반기 곡면 커버유리 가공용 컴퓨터정밀제어(CNC) 장비를 공급한 이후 현재 100대 이상(금액 기준 약 5000만 달러) 누적 판매했다고 10일 밝혔다.
갤럭시S6 엣지가 당초 기대보다 훨씬 많은 판매량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돼 유리 가공용 CNC 장비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당초 휘닉스디지탈테크는 커버유리일체형(G2) 터치스크린패널(TSP) 시장 공략을 위해 CNC 장비를 개발했다. 커버유리 측면을 다듬고 스피커·물리 버튼이 위치할 자리를 모양에 맞게 뚫고 다듬는 장비다. 지난 2012년 중국 커버유리 가공업체에 30여대를 납품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재작년부터 G2 TSP 시장이 침체하면서 휘닉스디지탈테크도 실적 부진에 빠졌다. TSP 기능이 디스플레이에 흡수되면서 G2 TSP 시장이 위축된 탓이다.
휘닉스디지탈테크는 지난해 출시된 갤럭시노트4 엣지가 시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는 것을 보고 곡면 커버유리 시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곧바로 기존 G2 TSP 커버유리용 장비를 곡면 유리 가공 장비로 개조하는 데 집중했다. 전략은 주효했다. 갤럭시S6 엣지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곡면 커버유리 CNC 장비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곡면 커버유리 가공 장비는 휘닉스디지탈테크 외에는 만드는 곳이 없다. 곡면 커버유리 CNC 장비는 3차원(3D)으로 가공해야 하는 데 비전 검사 기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휘닉스디지탈테크 곡면 커버유리 가공기는 ‘비전 얼라인(vision align)’ 기술이 핵심이다. 원판 유리의 위치와 상태 정보를 정확하게 CNC 장비에 전달해 불량률 낮추는 원리다. 기존 유리 CNC 장비 업체는 비전 검사 기술이 부족하다. 현재 세계 커버유리 가공 CNC 시장은 일본 할리스(Hallys)가 선점하고 있는데 이 회사조차 곡면 커버유리 장비는 못 만들고 있다.
커버유리 테두리 절삭 부분을 최소화한 것도 휘닉스디지탈테크 제품만의 장점이다. 테두리 절삭 부분이 1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기존 CNC 가공 장비 대비 10분 1~2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가공 시간은 줄이고 원가 경쟁력은 높일 수 있다.
올해 회사 매출은 700억~8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4~5배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태기 휘닉스디지탈테크 전무는 “중국 유리 가공 업체로부터 CNC 장비 구입 의뢰가 잇따르고 있다”며 “현재 삼성전자 물량 대기도 빠듯해 웬만한 중국 고객사 물량은 내년으로 미루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