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갤럭시S6’ 시리즈가 큰 인기를 끌면서 삼성전자 IT모바일(IM)사업부와 주요 전자계열사는 물론이고 1000개가 넘는 중소 협력업체도 실적호전 기회를 만들고 있다.
이른바 ‘명작 효과’다. 여러 부품과 기술이 집적된 완제품이 잘 팔리면서 소재·부품 등 주변 생태계 전반까지 성과를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10일 세계 20개국에 동시 출시된 삼성전자 신형 스마트폰 갤럭시S6와 갤럭시S6엣지가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시장 예약판매만 30만대로, 기존 삼성 스마트폰 가운데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향후 7000만대 이상이 판매돼 이전 갤럭시S4의 판매 기록을 무난히 깰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도 나온다.
갤럭시S6의 호평은 자연스럽게 삼성전자 향후 실적개선 전망으로 이어진다. 1분기 5조9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삼성전자가 2분기에는 갤럭시S6와 S6엣지 판매 호조를 기반으로 영업이익을 최고 8조원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왔다.
명작 효과는 삼성전자나 IM사업부에 국한되지 않는다. 여러 기술과 마케팅 자원이 집중되는 플래그십 제품은 주변에 미치는 영향력이 막대하다. 빅히트 제품은 주요 부품이나 소재기업에 매출확대 기회를 제공하는 것은 물론이고 신기술 기업의 시장 참여 기회까지 제공한다.
우선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모바일D램 등의 판매 호조를 기대한다. 삼성디스플레이도 중소형 패널에서 ‘S6 효과’ 수혜에 고무돼 있다. 지난해 삼성 스마트폰 판매 부진의 직격탄을 맞았던 삼성전기와 삼성SDI의 실적 개선 가능성도 점쳐진다. 삼성전기는 카메라모듈과 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 삼성SDI는 배터리에서 실적 개선을 기대한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와 삼성SDI를 올해 대표 ‘실적 턴어라운드 기업’으로 손꼽고 있다.
삼성 생태계에 포함된 협력사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높다. 삼성전자 협성회는 700여개 중소기업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70% 정도가 삼성 스마트폰 사업에 직간접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2·3차 협력업체, 전자 계열사와 관계를 맺는 중소기업까지 감안하면 최소 1000개 기업이 갤럭시S6 판매 확대 영향권에 포함된다.
재계 고위 관계자는 “명작의 부활은 국내 대표기업의 실적개선을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중소 협력업체에 기회를 제공하며 국가 산업 전반에도 순기능을 한다”며 “아이폰, 갤럭시 같은 인지도 높은 완제품이 주변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력은 앞으로 더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와 증권가는 아모텍과 알에프텍·켐트로닉스(무선충전), KH바텍(메탈케이스), 에스맥(터치스크린), 미래나노텍(커버용 필름), 파트론·해성옵틱스(카메라모듈), 아이마켓코리아(부품소재 유통) 등을 갤럭시S6의 수혜가 예상되는 대표 기업으로 꼽고 있다.
김승규기자 seung@etnews.com,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