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J마트 고객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김 부장. 그는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지 않는 직원들 때문에 고민이다. 직원들은 그저 매뉴얼에 적혀 있는 대로, 다른 사람이 하는 데까지만 하고 그 이상의 노력은 시도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다 보니 서비스 질이 떨어지는 건 당연지사. 결국 김 부장은 하나하나 간섭하기 시작하는데, 잔소리 폭탄을 맞은 직원들은 오히려 더 의욕을 잃어간다. 직원들이 스스로 열정을 불태우며 일에 몰입하게 할 방법, 어디 없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미시간대 경영학과 그레첸 스프레이처 교수와 조지타운대 경영학과 크리스틴 포래스 교수는 업무에 열정적으로 몰입해 성과가 좋은 직원들을 연구했다. 그 결과 직원들은 자신의 업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권한을 갖게 되면 열정을 느낀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즉, 자신이 맡은 업무를 스스로 컨트롤할 수 있게 되면 상사의 지시가 없어도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직원들에게 의사 결정권을 무작정 다 주면 될까? 그 전에 먼저 목표(what)를 명확히 제시하고 세부사항(How)은 직원들이 알아서 찾게 해야 한다.
미국의 알래스카 항공(Alaska Airlines)의 사례를 살펴보자. 이 항공사는 2000년대 초 매출이 나날이 떨어져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이에 경영진은 10년 내 최고 실적을 내는 항공사가 되겠다는 2010 플랜을 발표하고 ‘정시 비행’과 ‘고객 서비스 만족도 높이기’라는 두 가지 목표를 뚜렷하게 제시했다. 이때 목표를 달성할 방법에는 경영진이 개입하지 않고 직원들이 의사 결정을 할 수 있게 권한을 주었다. 그러자 직원들은 어떻게 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하기 시작했다. 먼저 정시 비행을 위해 탑승 수속 마감 시간을 칼같이 지키기 시작했다. 고객들이 조금 늦게 와서 통과시켜달라고 하는 부탁을 정중히 거절하고 탑승을 제한했다. 이를 본 고객들은 알래스카 항공을 이용할 땐 특히나 시간약속을 더 잘 지키게 됐다. 또 알래스카 항공은 비행시간을 놓쳐 항공기에 탑승하지 못한 고객을 위한 방침도 제시하지 않고 직원들 나름대로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게 했다.
한 번은 하와이에 있던 노부부가 심장마비가 온 손자를 보기 위해 급하게 시애틀로 가려는데 티켓이 동이 난 적이 있었다. 이때 직원들은 노부부에게 손자를 꼭 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약속한 뒤, 다른 여러 항공사에 연락하는 수고를 들인 끝에 결국 표를 구해주었다. 덕분에 노부부는 늦지 않게 손자를 볼 수 있었고 알래스카 항공사의 충성고객이 됐다. 직원이 스스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지자 엄청난 열정으로 업무에 몰입해 최상의 결과를 낸 것이다.
알래스카 항공은 2008년부터 지금까지 북미 항공사 중 최고의 고객 만족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항공기 정시 출발 부문에서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또 매출 부진은 깔끔히 씻어내고 새로운 지역으로 시장을 넓히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인터넷 쇼핑업체 자포스(Zappos)도 직원들이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많이 주기로 유명하다. 이 회사의 콜센터에는 고객응대 매뉴얼이 없다.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와우(wow) 경험을 제공한다’는 명확한 목표를 주고, 구체적인 상담방법이나 내용은 직원들에게 전적으로 맡기는 것이다. 이에 직원들은 목표에 대해 충분히 고민한 다음, 자신만의 방법으로 고객만족을 이끌어낸다. 가령 고객 한 명과 여섯 시간 동안 상담을 하거나, 고객이 원하는 제품이라면 경쟁사 사이트라도 찾아 안내해주는 것과 같이 다른 회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독특한 방식으로 고객을 응대하고 있다. 덕분에 자포스에는 고객들의 감사 메시지가 넘쳐났고, 이런 고객 감동 서비스는 그 가치를 높게 평가 받아서 2009년 아마존에 최고가로 인수됐다.
▲비즈킷이 드리는 오늘의 아이디어
혹시 당신도 열정 없이 설렁설렁 일하는 직원들 때문에 속을 끓이고 있는가? 알래스카 항공과 자포스처럼 직원들에게 무엇(what)을 할지 목표를 명확히 준 다음, 업무에서 어떻게(How) 실천할지는 직원들 스스로 정할 수 있게 맡겨보자. 책임감을 갖고 열정적으로 일에 몰입하는 직원들이 넘쳐날 것이다.
정리=박보경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주임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