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2013년 세계 최초로 양산에 성공한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에 대한 글로벌 자동차 업계 관심이 크다. 해외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가 현대차에 핵심 부품인 연료전지 스택 공급 여부를 타진할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차가 수소연료전지차 확산에 맞춰 완성차는 물론이고 부품 시장까지 주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을 전담하는 마북연구소에 해외 완성차 및 정부기관 관계자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완성차 업체들은 현대차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부품 기술을 살펴보고 시스템 공급과 공동 연구개발 등을 타진하기 위한 것이다. 해외 정부기관 관계자들은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구매 확대를 논의하기 위한 방문이 주를 이루는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다수의 해외 완성차 업체가 연료전지 스택을 비롯한 통합 모듈과 전기동력 및 제어 부품 등 현대차가 독자적으로 확보한 수소연료전지차 시스템 공급을 요청하고 있다”며 “경쟁 모델인 도요타 ‘미라이’ 등장 이후에도 관심이 지속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고 밝혔다.
1998년 수소연료전지차 개발에 착수한 이후 20여년 가까이 축적한 현대차 독자 기술력에 대한 호평이 바탕이 됐다. 지난해 말 미국 자동차 전문매체 워즈오토가 투싼ix 수소연료전지차 파워트레인을 10대 엔진에 선정하는 등 세계 최고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현대차가 국내 200여개 업체와 공동 개발을 통해 95% 이상 국산화를 이룬 것도 해외 완성차 업계가 주목하는 부분이다. 양산성을 고려해 연료전지 시스템을 모듈화한 것도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린 배경이다.
현대차는 핵심 부품 외부 공급과 관련해 당분간은 자체 생산과 기술 개발에 주력한다. 수소연료전지차 시장이 아직 초기인 만큼, 기술 격차를 확대하기 위한 전략이다. 수소연료전지차 보급 확대 속도에 대응해 주요 부품을 외부에 공급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가 독자 개발한 엔진을 미국과 독일 완성차 업체에 공급한 사례처럼 차세대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기술 경쟁력을 인정받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부품 공급과 관련한 해외 완성차 업체들의 요청이 있었던 것은 맞다”면서도 “당분간 부품 외부 공급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연료전지 스택=고압 탱크에 저장된 수소와 공기 중의 산소를 화학적으로 반응시켜 전기를 발전하는 수소연료전지차 핵심 부품. 일반 내연기관 차량 엔진에 해당하며, 판 형태의 부품을 적층한 구조로 되어 있어 ‘스택’이라고 부른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