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중국은 인터넷 금융 열풍에 힘입어 다이렉트 뱅킹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현지 은행의 다이렉트 뱅킹 도입도 이미 한국을 추월해 각종 규제 타파는 물론 비대면 채널 기반 플랫폼까지 자체적으로 개발하는 등 세계 금융시장을 놀라게하고 있다. 지난달 중국 유력 인터넷 매체인 시나재경은 ‘다이렉트 뱅킹 토론회’를 개최하고, 중국과학원은 중국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 순위를 발표하는 등 이슈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다이렉트 뱅킹은 지점 중심의 전통 은행 영업모델에서 벗어나 온라인과 모바일 등 비대면 채널을 통해 독립적인 상품 설계·조직관리·마케팅 등을 실시하는 은행 서비스다. 계좌개설 자체가 온라인과 모바일로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기존 인터넷뱅킹, 인터넷전문은행과는 조금 다른 개념이다.
오프라인 영업점을 거치지 않기 때문에 은행 입장에서는 운영비용을 절감하고, 고객은 높은 수신금리와 낮은 수수료 혜택을 누릴 수 있다.
2013년 9월, 베이징 은행이 네덜란드 ING그룹과 제휴해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를 처음 출시한 이후 총 19개 은행에서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를 도입했다.
민셩은행은 2014년 2월,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를 도입한 후 146만계좌, 자산 220억위안(약 3조8000억원)의 성과를 거뒀다. 누적 거래액만 830억위안(14조5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알리페이 등을 위협하고 있다.
베이징은행도 ING 노하우를 전수 받아 올해 안에 독립법인을 설립하면 향후 3년 내 150만 계좌, 자산 300억위안 수준까지 다이렉트뱅킹 사업을 키울 예정이라고 외신 등은 밝혔다.
현재 중국 다이렉트 뱅킹 주요 상품은 보통예금, 정기예금, 입출금통장, 모기지론, 재테크 상품 등이다. 다만 고객 선택폭이 제한적이어서 앞으로 기회요인이 많다.
반면 한국은 아직도 제자리 걸음이다. 2007년 2월, 한국에서 HSBC가 다이렉트 뱅킹 서비스를 도입했지만, 사업 철수의 쓴 맛을 봤다. 이 후 산업은행이 예금상품을 취급하는 다이렉트 뱅킹을 선보였지만 역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중국은 빅데이터 분석을 이용한 뱅크 4.0 시대를 표방하고 나섰다. 반면 한국은 각종 규제 등으로 뱅크 2.0 시대에 머물고 있다는 지적이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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