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완성차와 부품 업체가 SW 경쟁력을 시급히 향상하지 않으면 차세대 자동차 시장에서도 추격자를 벗어나지 못할 것입니다.”
최근 MDS테크놀로지가 주최한 ‘자동차 SW 개발자 컨퍼런스’에 참석한 롤란드 랑 일렉트로비트(Elektrobit) 오토모티브 세일즈총괄은 “다임러, BMW, 아우디 등 독일 프리미엄 자동차 업체가 커넥티드 서비스와 자율주행 시스템 개발 과정에서 핵심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하고 특허 장벽도 공고히 쌓고 있다”며 한국 자동차산업은 소프트웨어(SW) 역량이 부족하다고 진단했다.
한국 자동차 업계가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차 등 차세대 기술을 접목하는 속도는 빠르지만 SW를 포함한 핵심 알고리즘 개발 능력은 뒤처진다는 지적이다.
세계 3위 자동차 부품업체 콘티넨탈은 최근 일렉트로비트 오토모티브 사업부문을 6억유로(약 7300억원)에 전격 인수했다. 일렉트로비트는 ISO26262, 오토사(AUTOSAR) 등 차량용 SW 개발 및 컨설팅 부문에서 강점을 갖췄다. 한국 시장에선 MDS테크놀로지와 협력해 솔루션을 공급한다.
특히 일렉트로비트는 자율주행 시스템의 근간이 되는 지능형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개발을 위해 다임러그룹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유지한다. 콘티넨탈이 이 회사를 인수한 것도 ADAS 및 자율주행 시스템 원천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포석이다.
랑 총괄은 “2020년에 판매되는 모든 신차에 데이터 연결 기능이 탑재되고, 2025년에는 신차 20%에 자율주행 기술이 접목될 것”이라며 “갈수록 복잡해지는 차량 내 전자제어장치(ECU)를 효율적으로 제어하는 것도 결국은 SW 역량이 좌우한다”고 지적했다.
랑 총괄은 한국 완성차 및 티어1 부품업체가 차세대 기술을 빨리 접목하려는 시도에서 강점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선진 기술을 완성차에 탑재하는 상용화 측면에서 경쟁국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그는 이 같은 장점을 더욱 극대화하기 위해 우수한 외부 연구개발 자원과 협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랑 총괄은 “차량용 SW 및 제어 알고리즘 개발 경쟁력은 단기간에 확보되지 않는다”며 “국경을 초월해 이 부문에서 강점을 갖춘 업체와 협력하고 개방형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양종석기자 jsy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