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벤처기업과 손잡고 보청기 시장에 진출한다. 보청기는 난청인구 증가로 성장하고 있는 대표 의료기기다. 외국계 기업이 시장 70%를 장악해 국산화가 미진했던 분야기도 하다.
SK텔레콤은 바이오사운드랩과 블루투스 헤드셋 형태의 디지털 보청기 ‘스마트 히어링 에이드’를 개발하고 이르면 다음 달 국내 출시할 계획이다. 지난 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 허가를 받았고 현재 의료기기 전문 판매점과 출시시기를 논의 중이다.
SK텔레콤 보청기에는 정보통신기술(ICT)이 융합돼 있다. 귓속 이어폰 형식인 일반 보청기와 달리 블루투스 헤드셋 형태를 띠고 있으며 스마트폰과도 연동된다.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 사용자 스스로 청력 측정과 보정을 할 수 있다. 청력 검사 후 보정이 어려웠던 단점을 디지털 기술로 개선한 것이다.
독자적인 소프트웨어 기술로 보청 기능을 구현해 가격 경쟁력을 확보했다. 고가의 보청기 전용칩을 사용하는 대신 음향기기에 사용되는 범용 디지털신호처리(DSP) 칩에 보청 알고리즘을 적용해 가격을 30만원대로 낮췄다. 디지털 보청기는 통상 100만원 이상을 호가한다.
작년 3월 공동 개발을 시작해 바이오사운드랩이 알고리즘과 DSP 적용을, SK텔레콤은 상품기획과 기술개발을 지원했다.
SK텔레콤과 바이오사운드랩 보청기가 관심을 끄는 건 진입장벽이 높은 보청기 시장에 국내 기업이 뭉쳐 도전하는 사례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세계 보청기 시장 규모는 2012년 75억달러(약 8조3000억원)에서 2019년 118억달러(약 13조원)로 급성장할 전망이다. 미래 유망산업이지만 윌리엄데만트, 소노바, 위덱스, 지멘스 등 상위 6개 기업이 세계시장 71%를 차지할 만큼 시장 진입장벽이 높다. 이런 구도는 국내에서도 마찬가지로 스타키, 지멘스, GN리사운드 등 해외 6개 기업이 오랜 경험과 기술력으로 전체 시장(2011년 기준 486억원)의 76%를 점유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의료·ICT 융합 시너지로 시장에 진입해 고착된 기존 경쟁 구도를 흔든다는 계획이다. 개발을 주도한 박성수 SK텔레콤 융합기술원 부장(공학박사)은 “메이저 6개사 중저가 제품을 대체할 수 있을 만큼 기술 수준을 끌어올렸다”며 “국내 보청기 사용자의 60~70%에 달하는 중도 난청자를 공략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해외시장 개척도 추진한다. 김문수 바이오사운드랩 부사장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았다”며 “융합 ICT로 차별화된 경쟁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SK텔레콤과 바이오사운드랩은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고 있는 국내 최대 IT 전시회 ‘월드IT쇼’에서 첫 시제품을 공개했다.
<(출처: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