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창사 이래 사상 최대금액 투자해 알테라 인수

PC보완...사물인터엣, 데이터센터용 칩 노린다

인텔이 PC용 프로세서를 넘어 새로운 수익원을 확보하고자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기업 알테라를 167억달러(약 18조6000억원)에 인수한다. 최근 아바고가 브로드컴 인수를 발표한 지 며칠 지나지 않아 대형 거래가 탄생했다. (관련기사 4면)

인텔은 알테라를 167억달러에 인수한다고 1일(현지시각) 발표했다. 인텔이 지금까지 인수합병에 투자한 규모 중 단연 최대다. 인텔은 지난 2011년 보안 기업 맥아피를 77억달러에 인수한 바 있다.

인텔은 알테라에 갑절 넘는 금액을 지출해 성장동력을 확보했다. 세계 반도체 시장에서는 아바고-브로드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인수합병 사례다.

알테라는 프로그래머블반도체인 FPGA와 PLD를 설계하는 이 분야 세계 2위 업체다. 1위는 자일링스로 지난해 세계 시장 점유율은 각각 49%, 38%를 기록했다.

인텔은 통신 인프라와 데이터센터 기술력을 높이려 알테라 인수를 결정했다. 알테라는 네트워크와 광대역 통신 솔루션 분야에서 높은 기술력과 풍부한 경험을 보유했다.

인텔은 ‘제온’ 프로세서와 x86 기반 프로세서로 기업용 데이터센터와 통신 인프라 시장을 공략해왔다. 사물인터넷(IoT) 시장 확대로 데이터센터와 다양한 통신 장비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에 대비하고자 알테라 인수에 공을 들였다.

인텔은 알테라가 보유한 FPGA 기술을 이용해 주문형반도체(ASIC)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 산업, 군사용 반도체 등 기존 FPGA 적용 분야를 넘어 빅데이터 기반 데이터센터에서 강력한 효율성을 발휘할 수 있다.

최근 세계 반도체업계는 공정 기간이 길어지고 반도체 생산 비용이 점점 높아지는 시장 흐름상 적은 수량을 생산할 수 있고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은 FPGA를 주목한다. FPGA는 전력 효율성이 높은 것도 강점이다. 인텔은 사물인터넷 시장 성장으로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FPGA가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

브라이언 크르니자크 인텔 CEO는 “인텔 핵심 자산을 수익성이 높고 보완할 수 있는 분야로 확장하는 게 성장 전략”이라고 말했다.

알테라는 지난해 약 19억달러 매출을 올렸다. 인텔은 지난 3월 주당 50달러인 100억달러에 인수를 제안했으나 거절당했다. 최종 인수 가격은 주당 54달러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