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고민
수북이 쌓인 보고서들 사이로 나 사장의 한숨은 깊어만 간다. 여기서는 불황이 이어질 거라고 하는데 또 어디서는 조만간 끝날 것이라 하기 때문이다. 항상 앞을 내다봐야 하는 리더의 어깨는 무겁기만 하다.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경쟁사의 김 사장은 용한 점집까지 찾아다닌다고 하는데, 그렇다고 그 회사가 잘나가는 것도 아니다. 앞날을 내다볼 좋은 방법, 어디 없을까?
▲오늘의 성공스토리
세계적인 리서치사 포레스터 리서치는 한 보고서에서 ‘기업의 미래를 예측할 때는 내부 직원들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예측시장’이란 개념을 소개했다.
여기서 말하는 예측시장이란 아직 실행으로 옮기지 않은 어떤 일의 결과를 미리 점쳐보기 위해 사람들의 ‘예측을 마치 주식처럼 사고파는 온라인 시장’이다. 이를 이용하려면 우선 앞으로 하고자 하는 일을 시장에 올려놓아야 한다. 그리고 이 시장을 지켜보는 사람들이 그 일의 결과를 나름대로 예측하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항목에 투자해야 한다. 결과적으로 많은 사람이 투자한 항목이 무엇인지를 가려내 미래 결과를 예상해 보는 것이다.
실제로 ‘구글’에서는 사내에 바로 이와 같은 예측시장을 열었다. 신제품 기획서를 올리고 이것이 얼마나 팔릴지 직원들에게 그 예상치를 물어본 것이다. 직원들은 기획서도 살펴보고 주변 사람들의 반응도 물어가며 진짜로 몇 개가 팔릴지를 가늠해 보았다. 그리고 자신이 예상하는 수치에 회사가 제공한 구블(Gooble)이라는 가상 머니로 투자를 했다.
시장에 뛰어든 직원들은 아주 신이 났다고 한다. 마음대로 예측하고 투자한 항목을 자유롭게 사고팔면서 구블을 불리는 재미가 쏠쏠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회사에선 매 분기 직원들이 보유한 구블 액수에 따라 상을 줬다. 상이라고 해봐야 고작 경품 응모권이나 복권, 혹은 25달러짜리 상품 정도였지만, 직원들의 승부욕을 자극하기에는 아주 충분한 보너스가 됐다.
이와 같은 구글의 예측시장에는 분기마다 30개 정도의 질문이 올라왔다. 그 종류도 각양각색이었다. 제품 사진과 설명서를 올려 냉정한 품질 평가를 요구한 것도 있었고, 정책 변화가 제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묻는 진지한 질문들도 있었다. 단순히 재미만을 위한 질문도 약 30%나 됐다. 예를 들면, ‘영화 스타워즈3의 흥행성적은 어떨까?’ ‘다음 달 기름 값은 얼마나 오를까?’와 같은 가벼운 질문들이었다. 이 같은 흥미위주의 질문은 사람들 관심을 이끌었고, 누구나 거부감 없이 이 예측시장에 참여하도록 만들어 주었다.
그런데 이렇게 나온 예측시장 결과가 정말 믿을 만했을까? 물론 그렇다. 구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신기하게도 이 예측시장 결과가 실제와 거의 비슷했다고 한다. 게다가 참여한 직원 수가 많을수록, 그 중에서도 회사에서 오래 일한 직원들 비율이 높을수록 그 정확도가 더 높았다고 한다.
미국 전자제품 유통업체 베스트바이에서도 예측시장이 열렸다. 이름하여 ‘태그트레이드(TagTrade)’. 회사는 여기에 새로 출시할 서비스 패키지를 얼마에 팔아야 좋을지와 같은 질문을 올렸고, 직원들은 100만달러의 가상 머니로 자신이 예상하는 결과에 마음껏 투자를 했다. 신기한 건, 여기서 모인 직원들의 예측 결과도 회사가 생각했던 예상치보다 훨씬 더 정확했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미래를 내다보는 건 리더의 몫이라며 혼자 끙끙대면서 고민할 이유가 없는 것이다. 진지하게 고민하고 머리를 맞대주는 직원들에게서 더 좋은 해답이 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오늘의 아이디어
당신의 회사에서도 미래에 대한 판단을 도와줄 정보가 필요한가? 그렇다면 구글과 베스트바이처럼 예측시장을 열어 보자. 직원들에게는 투자하는 재미를, 회사에게는 미래를 내다볼 훌륭한 안목을 가져다 줄 것이다.
정리=진동옥 IGM 글로벌 비즈킷 컨텐츠제작본부 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