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애플 듀얼 카메라 차세대 기술 낙점...후방 산업 들썩

애플이 인수한 링스 컴퓨테이셔널 이미징의 제품
애플이 인수한 링스 컴퓨테이셔널 이미징의 제품

애플·삼성전자 등 주요 스마트폰 업체가 듀얼 카메라를 차세대 기술로 낙점하면서 관련 후방 산업이 들썩이고 있다.

카메라 모듈뿐 아니라 렌즈·자동초점(AF) 액추에이터·필터 등 관련 소재·부품를 포함해 모바일 D램 등 반도체 수요까지 늘어나기 때문이다. 중국 등 후발 스마트폰 업체도 듀얼 카메라 기술 확보에 나서고 있어 관련 시장은 향후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애플은 지난 4월 이스라엘 업체 링스 컴퓨테이셔널 이미징을 2000만달러에 인수했다. 이 회사는 특수 센서 및 이미지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는 애플이 듀얼 카메라 기술 확보를 위해 링스 컴퓨테이셔널 이미징을 인수한 것으로 분석했다. 듀얼 카메라 성능을 끌어올리려면 다중 조리개 이미징 조합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도 차세대 기술로 듀얼 카메라에 주목했다. 최근 출시된 ‘엑시노스7420’에는 듀얼 이미지 신호를 처리할 수 있는 프로세서가 처음 탑재됐다. 향후 듀얼 카메라 기능을 장착하기 위한 사전 조치다.

듀얼 카메라를 적용하면 스마트폰 카메라 돌출 부위를 줄여 얇고 매끈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 사람의 눈처럼 두 개 카메라가 색감 오류를 보정해 색상 정확도를 높이고, 더욱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기존 스마트폰 카메라모듈이 피사체와 주변 색상·명암·심도 등 이미지 데이터를 저장하는 방식과 달리 듀얼 카메라는 두 개 카메라가 각각 역할을 분담하는 멀티 센서 시스템으로 운용된다. 한 카메라는 피사체에 초점을 맞추고, 다른 카메라는 주변 배경을 촬영해 데이터를 합치는 방식이다. 렌즈교환식(DSLR) 카메라 수준으로 해상도와 심도를 구현할 수 있다.

저조도 환경에서도 좋은 영상을 얻을 수 있으며 3D 이미지도 구현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듀얼 카메라가 본격 적용되면 3D 영상 구현뿐 아니라 증강현실 등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활용할 수 있다. 듀얼 카메라로 영상 화질이 개선되면 안면인식 등 생체인식 기술 수준도 높일 수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사진 화질은 렌즈를 통해 이미지센서에 모이는 빛의 양에 따라 결정된다”며 “이론적으로 듀얼 카메라는 렌즈와 이미지센서 수가 두 배인 만큼 화질도 두 배가량 좋아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듀얼 카메라 시장이 확산되면 가장 수혜를 보는 곳이 카메라모듈 산업이다. 스마트폰당 적용 모듈 수가 두 배로 늘어난다. 렌즈와 CMOS이미지센서(CIS) 수요도 비례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 D램 시장에도 긍정적이다. 통상 16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채택한 스마트폰에는 3GB 모바일 D램이 쓰이고, 800만 화소 카메라모듈을 채택한 스마트폰에는 1~2GB 제품이 적용된다. 듀얼 카메라가 적용되면 1600만 화소 카메라모듈에는 4GB 모바일 D램, 800만 화소 제품에는 2~3GB급 제품이 필요하다.

듀얼 카메라가 적용되면 삼성전기, LG이노텍 등 고화소 카메라모듈 제조 업체, 해성옵틱스 세코닉스 등 렌즈 생산업체, 자화전자 등 AF 액추에이터 업체들이 듀얼 카메라 수혜가 기대된다.

이형수기자 goldlion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