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간 700만명이 이용하는 에버랜드에 NFC결제 플랫폼이 들어선다. 그 뒤를 이어 신라면세점, 워커힐, 편의점과 대형 가맹점이 경쟁적으로 NFC 대열에 합류할 예정이다.
소비 트렌드의 최접점에 있는 대형 가맹점이 모바일결제 활성화를 위해 ‘NFC’를 택했다. 유심과 앱기반 모바일카드 진영으로 양분됐던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도 NFC 도입으로 또 다른 국면을 맞이하게 됐다.
이런 추세대로라면 미국 MCX처럼 유통사와 대형 가맹점이 또다른 모바일 결제 진영을 형성할 가능성도 높다. 에버랜드에 이어 신라면세점과 워커힐면세점 등이 잇따라 NFC인프라 확대에 나설 예정이다. 아직은 중국 등 외국인 대상으로 NFC결제를 활용하겠다는 취지지만 기존 모바일결제의 직관성이나 편의성 측면에서 비접촉방식 결제 플랫폼이 주류가 될 것이라는 계산이 깔려 있다.
2017년까지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730조원으로 추산된다. 플랫폼 표준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수많은 소비자를 보유한 가맹점이 유관 시장에 뛰어들면서 치열한 각축전을 예고했다.
국내 NFC기반 결제는 바코드와 MST 등이 혼재된 상황에서 이렇다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사용처도 적은데다 결제단말기 보급 취약, 가맹점의 정보 미흡 등으로 전국 확산에는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 보면 이미 글로벌 기업이 NFC를 모바일 결제 표준으로 채택하고 있다. 애플이 미국에 22만 가맹점을 확보하며 NFC 결제를 시작했고 구글과 비자, 마스터카드가 대열에 합류했다. 페이팔도 연내 NFC기반 플랫폼을 출시 예정이며 중국 알리페이도 애플페이와 제휴를 통해 NFC진영에 가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에서도 최근 밴사업자와 선불카드 사업자가 모여 NFC유통 결제 단말기 표준 제정에 착수했다. 과거 한국은 NFC 기반 모바일카드 결제 확산을 위해 서울 명동 시범사업 등에 독자 진출한 바 있다. 하지만 가맹점 확보 실패와 사용자 참여 저조로 사업은 실패했다.
이번 에버랜드가 놀이공원 내 모든 점포에 NFC 결제시스템을 도입하고 삼성전자와 주요 계열사가 NFC 진용을 갖춤에 따라 금융사 참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소비자 결제 직관성에서 NFC는 상당한 우세에 있는 게 사실”이라며 “인프라 보급과 대형 가맹점의 참여로 인해 국내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도 NFC의 새 진용이 구축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마중물을 만드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길재식기자 osolgil@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