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e스포츠 전용경기장, 한류 요람돼야

서울 상암동에 역대 최대 규모 e스포츠 경기장이 들어선다.

용산 아이파크몰 경기장이나 게임업체가 만든 경기장이 운영돼오긴 했으나 이번 1000명 이상 수용할 수 있는 전용경기장이 서울시 주도로 세워진다니 반가운 일이다.

e스포츠는 우리나라가 사실상 창설한 게임으로 하는 경기다. 내로라하는 기업이 앞다퉈 프로선수단을 창단할 정도로 번성했고 세계적 스타 플레이어도 배출했다. 지금도 외국에서 벌어지는 주요 경기는 한국선수가 구름 관중을 몰고 다닌다. 중국에서는 한국 선수에 열광하는 이른바 ‘사생팬’까지 등장했다.

전국체전 종목에 e스포츠를 포함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으며 한동안 잠잠했지만 군 상무팀에 e스포츠팀을 운영하는 것도 선수 육성 방도로 고민됐다.

e스포츠는 인터넷과 모바일에 강한 우리 청년이 일궈가는 세계적 문화스포츠다. 잘 만 다듬는다면 월드컵, 윔블던에 버금가는 국제 대회를 창설하고 발전시킬 수 있는 분야다. 우수하고 실력 있는 선수가 자발적으로 육성되고 있는 것도 우리로선 큰 자산이다.

상암동 e스포츠 경기장이 단순한 시설에 그치지 않고 e스포츠 한류를 키우는 요람 역할을 해야 한다.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게임산업과 개발 인력·인프라를 가진 우리가 e스포츠 육성 모범사례로 키울 둥지가 돼야 한다.

영상·음악 제작을 지원하는 기술지원센터도 함께 들어선다고 하니 게임 개발·제작사에는 새로운 창작의욕을 북돋울 것으로 기대된다. 한걸음 더 나아가 e스포츠 경기만 잘하는 나라가 아니라 e스포츠 종목인 게임을 잘 만들어내는 나라로 거듭나야 한다. 국제 e스포츠 종목으로 쓰이는 게임만 여러 개 만들어낸다면 그야말로 우리는 앉아서 돈을 벌게 된다.

상암동 e스포츠 경기장에서 우리나라가 개발한 게임으로 국제 경기를 성대하게 치르는 그런 날이 빨리오길 기원한다.

이진호기자 jho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