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8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와 관련, “필요시 언제든지 위기단계를 ‘경계’로 격상하겠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이날 국회 본회의 긴급현안질문에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 정부 감염병 위기관리 매뉴얼에 따르면 감염병 위기단계는 △관심 △주의 △경계 △심각 순으로 높아진다. 보건당국은 지난달 20일 첫 메르스 환자 확인 이후 위기단계 ‘주의’를 유지하고 있다.
문 장관은 “현재 주의 단계지만 실제 취하는 조치는 경계 단계다. 주의 단계라면 질병관리본부가 대책본부를 맡지만 지금 복지부 장관이 총괄 지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위기단계를 즉시 올리지 못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는 “경계 단계로 가면 국가적 이미지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아직 지역사회로 번지기보다 병원을 통한 의료기관 내 감염이 일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 장관은 “(사전예방에서) 치료 중심으로 전환하는 것은 지역사회로 전파돼 통제가 안 될 경우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것”이라며 “아직은 이르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현재로선 차단에 더 중점을 둘 방침이다.
문 장관은 정부의 미흡한 대처에 관해 사과했다. 그는 “초동대응에서 좀 더 면밀하게 대응했다면 더 빨리 사태를 종식시킬 수 있었으리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환자 파악이 너무 늦었고, 파악 후에도 관리망을 너무 협소하게 짰다”고 미흡함을 인정했다. 전날 병원명단 발표 시 오류에 대해서도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문 장관은 “이번 사태를 안정시키는 것과 별도로 중장기 계획을 세워 필요한 조치를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메르스 전담병원과 지역별 거점병원을 서둘러 만들 계획이다.
‘국가재난병원’ 설립 검토 질문에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더 구체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답했다.
이호준기자 newlevel@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