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자본으로 만드는 이른바 ‘인디(독립) 게임’이 흥행에 성공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모바일게임 시장이 커져 아이디어를 앞세운 인디게임 흥행 가능성이 높아진데다 수익 솔루션도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인프라 평준화도 소규모 개발사에 호재다.
국내 개발사 퀵터틀은 최근 모바일게임 ‘내 꿈은 정규직’을 구글플레이에 출시해 8일 현재 구글플레이와 애플앱스토어에서 100만건 이상 다운로드를 기록했다.
개발자 출신인 이진포 대표가 여자친구와 단 둘이 만든 이 게임은 한 때 구글플레이 인기순위 10위권에 진입하는 등 돌풍을 일으켰다.
‘내 꿈은 정규직’은 인디게임인만큼 인 앱 결제(아이템 구매)와 광고 매출 비중이 높다. 게임 내 광고가 가능한 ‘유니티 애즈’ 솔루션을 사용해 전체 매출의 45% 정도를 올린다.
아이템 판매로 부족한 매출을 광고로 보충하는 셈이다. 아이템 판매는 기획뿐만 아니라 게임 내 밸런스 조정 등에서 인디게임 개발사가 감당하기 벅차다. 퀵터틀은 유니티 애즈를 활용해 광고 노출과 사용자 학습까지 가능하도록 게임을 설계했다.
이 대표는 “자본금 400만원으로 창업했는데 내 꿈은 정규직으로 임대료 등 회사운영과 차기작 개발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했다”며 말했다.
인디게임 돌풍은 PC게임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김영채 대표를 비롯해 3명이 창업한 오드원게임즈는 최근 밸브 게임 마켓인 ‘스팀’에 MMORPG ‘트리오브라이프’를 출시해 10일 만에 5억원 이상 매출을 기록했다. 개당 2만5000원인 이 게임은 8일 현재 2만2000여개 이상 팔렸다.
오드윈게임즈는 개발단계에서부터 크라우드 펀딩으로 자금을 모으며 3년 이상 개발을 이어왔다.
이 과정에서 서버, 게임엔진 개발을 모두 자체 기술력으로 해결했다. 트리오브라이프 성공을 바탕으로 추가 개발인력을 구하는 등 사세를 넓힐 계획이다.
김영채 대표는 “클라우드 기술을 비롯해 개인이 출시할 수 있는 모바일, 웹 마켓 등 제작 인프라 문턱이 낮아지며 개인 개발자들이 독립적으로 만든 게임을 대중에게 선보일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며 “개인 투자 부담을 줄여준 기술, 인프라 평준화가 인디게임 확산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인디게임 열풍은 지난해 ‘살아남아라 개복치’를 시작으로 ‘길 건너 친구들’ 등 주로 해외 개발사가 주도했다.
‘내 꿈은 정규직’ ‘트리오브라이프’ 등 국내 개발사가 만든 흥행작이 나오며 인디게임 도전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이진포 대표는 “주변을 보면 많은 개발자가 개인자격으로 게임 제작에 도전 중”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