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게임즈가 상반기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평정했다. 넷마블 이사회 의장인 ‘방준혁 리더십’이 재조명 받는다.
7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넷마블게임즈가 지난 3월 출시한 모바일게임 ‘레이븐’ 누적 매출이 500억원을 돌파했다.
모바일게임이 출시 100일 전에 이 정도 매출을 올린 것은 이례적이다. 게임사 관계자는 “지난해 블레이드 흥행 당시 구글플레이 1위 게임 평균 일 매출이 약 5억원”이라며 “최근 레이븐 일 매출은 평균 7억원 수준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넷마블게임즈가 레이븐 매출을 공식적으로 밝히지 않고 있지만 이 같은 성공을 발판으로 1분기를 뛰어넘는 2분기 성적을 거둘 것이 확실시 된다.
넷마블게임즈는 지난 1분기 매출 2034억원을 거두며 엔씨소프트를 넘어 국내 게임사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 회사는 9일 현재 구글플레이 기준 매출 상위 10위 안에만 4개 게임을 보유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지난해 출시한 모바일게임 순위가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레이븐 매출이 더해지며 1분기 이상 성적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넷마블 돌풍은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최근 테스트에서 레이븐을 뛰어넘는 사전등록 성적을 기록한 ‘크로노블레이드’가 이달 출시하는데 이어 100억원을 투입한 대작 모바일게임 ‘이데아’도 7월 출격한다. 이외에도 올해 출시를 목표로 한 미공개 모바일 RPG를 여러 개 개발 중이다.
넷마블게임즈는 이슈에서도 2015년 상반기 게임업계를 평정했다. 엔씨소프트와 지분 상호 투자를 시작으로 존재감을 높이더니 네이버와 손잡고 레이븐을 공동마케팅해 카카오게임하기 영향력을 벗어났다.
레이븐 이후 대형 모바일 RPG는 카카오게임하기를 거치지 않고 출시하는 것이 공식화됐다. 엔씨소프트와 협업하는 모바일 RPG는 현재 후보안을 놓고 시행가능성을 검토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넷마블게임즈가 이 같은 성공을 거둔 배경으로 방준혁 의장의 리더십이 꼽힌다. 방 의장 특유의 정확한 판단, 빠른 결정이 모바일게임 시장에 잘 맞았다는 평가다.
방 의장은 회사가 출시하는 모든 게임을 개발 단계부터 챙기며 개발진과 피드백을 주고받는다. 실무자들과 수시로 자리를 마련해 사업 전략부터 게임 내 의상 디자인까지 출시 플랫폼과 시기를 고려해 직접 의견을 전달한다.
레이븐 개발 당시에는 “코스튬(의상) 디자인이 너무 복잡하면 스마트폰 화면에서 깨져 보인다”며 수정을 지시할 정도로 꼼꼼하게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 의장이 주도한 엔씨소프트와 상호 지분투자는 제안부터 결정까지 이주일이 걸리지 않았다.
게임업계에선 비슷한 시기에 모바일게임 사업에 뛰어든 경쟁사가 고전하는 사이 넷마블게임즈가 독주하는 것을 두고 “결국 리더의 차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넷마블게임즈 사정에 밝은 게임사 한 관계자는 “최고 경영진이 게임개발 단계에서 개입하면 결론이 엉뚱하게 나는 것이 보통”이라며 “넷마블게임즈는 방 의장 판단이 시장에서 정답인 경우가 많다는 것을 입증했기 때문에 실무진에서도 별 이견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김시소기자 siso@etnews.com